잘나가던 산성앨엔에스, 시총 5000억 증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산성앨엔에스가 최근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달새 시가총액은 5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스크팩 제조업체인 산성앨엔에스 주가는 지난달 26일 장중 12만4200원 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5일 이후 엿새 연속 하락세다. 최근 한달 새 25%나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2조217억원에서 1조5069억원으로 5148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산성앨엔에스는 화장품주 가운데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주력제품인 리더스마스크팩이 중국 요우커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주가는 연초대비 최대 390% 이상 급등했다. '피부과 의사들이 만든 마스크팩'이라는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매출액은 면세점에 첫 진출한 2012년 589억원에서, 2013년 730억원, 2014년 1200억원으로 매년 급증세를 이어왔다. 덕분에 2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도 올들어 1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에 중국 '따이공' 규제 강화라는 이중악재가 맞물리며 상황은 반전됐다. 중국 당국이 위생허가(CFDA) 없이 따이공, 일명 보따리상을 통한 판로 규제를 2분기부터 강화하면서 수출 둔화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산성앨엔에스는 면세점과 따이공을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 비중의 40% 수준"이라면서 "5월 따이공 매출 급감과 6월 면세점 매출 부진이 겹치면서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봤다. 산성앨엔에스의 2분기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90억원, 150억원이다.  다른 화장품주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상장을 앞둔 네이처리퍼블릭은 전날 장외시장에서 14만3000원에 마감하며 최근 2주 사이 주가가 17% 떨어졌다. 연초 따이공을 통한 판매량 증가 기대감에 들썩였던 삼양제넥스도 지난달말 이후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매출 부진 우려로 지난 2일 44만5000원을 찍은 뒤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주가는 12% 하락했고, 시총은 26조140억원에서 22조8864억원으로 3조1276억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8.8%), 한국화장품(-11.29%), 코스맥스(-8.0%) 등도 하락했다. 한국화장품과 코스맥스는 각각 4월과 6월에 고점을 찍은 뒤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화장품주의 부진이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7월까지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7월 수치는 역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메르스가 진정되는 분위기라 3분기 말 이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의 경우 따이공 규제로 인한 매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생허가 취득 이슈에 노출이 높은 회사들은 중소 브랜드 업체와 일부 방판 채널 등으로, 향후 위생허가 취득 여부가 중국 사업의 성장성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산성앨엔에스는 최근 핵심 브랜드가 위생허가를 받으면서 중국내 정식 판매 채널로 이전이 가능해졌으며, 중국 시장내 브랜드력이 계속 제고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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