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효성그룹 조현준ㆍ현상 형제가 또다시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번 매입으로 효성가는 '33% 지분율 확보'라는 과제를 풀게 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3만2471주, 2만9404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이들 형제의 자사주 취득은 올 들어 세 번째로 조현준 사장의 지분율은 아버지인 조석래 회장의 지분율(10.15%)를 넘어서게 됐다. 조석래(10.15%), 조현준(11.17%), 조현상(10.74%) 등 오너가의 지분율은 총 31.79%로 조현준 전 부사장이 지분을 매각하기 전인 32.66%에 가깝게 다가섰다. 효성은 조현문 전 부사장의 지분 매각 이후 오너가 지분을 종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였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3년 가족과 결별하면서 보유주식 252만2058주(7.18%)를 전량 처분했다. 이 중 240만주는 시간외대량 매매 방식(블록딜)으로 매도했다. 7%가량 지분율이 빠지면서 효성 오너가의 지분율은 32.66%(2012년 12월 기준)에서 다음 해 29.57%까지 떨어졌다. 이때부터 효성가는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분율 '33%'를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효성은 기업 지배구조가 순환출자 형태가 아닌 지주회사 형태이기 때문에 ㈜효성에 집중돼 있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외국계 자본 등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경영권 방어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싸움도 교훈이 됐다.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형과 아우가 나란히 자사주를 사들이는 게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두 사람은 1월, 4월, 7월 등 세 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공교롭게도 매입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두 사람이 자사주 매입 시기와 규모를 상의해 사들이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아버지인 조석래 회장이 들고 있는 지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지분 확보로 우위에 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경영권 방어 차원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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