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5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의 채무조정안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반대가 압도적인 것으로 발표되면서 그동안 우려 수준에 그쳤던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현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앞으로의 협상에서 채권단이 구제금융 협상을 거부하고 그리스가 전면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경우 그렉시트는 충분히 발생가능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아직 협상의 여지가 남은만큼 지나친 비관론은 불필요하지만 국내증시에 미칠 단기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와함께 코앞으로 다가온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시즌과 맞물려 수급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글로벌 증시 초미의 관심이었던 그리스 투표 결과가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결론나면서 일시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안잔자산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며 증시 역시 변동성 확대국면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렉시트와 이로 인한 유로화 신용도 문제가 가시권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문제의 파급효과가 과거 유로존 시스템 리스크 확산시점인 2010년과 2011년처럼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반영하는 주요 리스크 지표들의 움직임도 제한적 등락만 나타내고 있다. 일단 그리스 국민투표가 유로존 탈퇴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었고 결국 더 나은 협상을 이끌기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리스와 채권단 측의 이견이 좁혀지기 어려운 조건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유로존 역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방치해 유로화의 신뢰도와 결속력에 부정적 사례를 남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협상 진전 가능성을 높여주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그리스 문제보다 7일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로 시작될 2분기 어닝시즌에 대반 불안감이 국내증시에 더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살펴보면 지난 4월 7조5000억원 수준에서 현재 7조1000억원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약 2개월여만에 5.1% 하향조정됐다. 그렇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10% 하락해 이미 실적이 기존에 형성된 기대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에 어느정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시장 전체로 확대해도 마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데 실제 최근 실적 전망치의 하향조정폭이 컸던 업종들의 경우 상당폭의 가격 조정이 진행된 상황이다. 따라서 그리스와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개별종목에 대한 변동성 확대 유발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하며 이익사이클 회복세 지속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면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이번 그리스 국민투표가 반대로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렉시트 가능성과 함께 유로화 급락 등에 따른 단기 충격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스 내부에서는 물가급등, 환율폭락, 자본통제 등 경제적 파국에 빠져들며 유로화 미래에 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간 정치적 협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 문제와 함께 국내증시에 가장 큰 압박은 중국 증시의 주가 폭락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증시가 이전과 달리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하, 긴급 유동성 확대 등 통화완화 정책 및 각종 규제 완화 등 시장 안정화 대책 속에서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부분이 상당부분 완화됐다는 점이다. 지난 2일 발표된 고용지표 결과는 연준의 기준금리인상 시점이 시장 예상시점인 9월 또는 12월 예정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은 낮음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의 강세 흐름이 7월 후반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주의 부진이 2분기 실적시즌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최근 발표된 제조업 경기지표도 부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논란은 여전하지만 구조적인 저금리, 저성장으로 인한 할인률 축소, 고성장 산업 및 주식에 대한 밸류에이션 할증 부여가 유효하고 서비스업지수 및 도소매판매주수 등은 부진한 제조업과 달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은 극복되고 대형주 대비 상대적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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