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그리스의 구제금융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그리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한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할 채무 15억유로에 대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확정됐다. 이로서 그리스는 서방국가 중 IMF 채무를 갚지 못한 첫번째 국가란 오명을 쓰게 됐다. 국제증시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확대되며 요동치고 있다. 오는 5일 그리스는 채무조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며 여기서 협상안이 반대될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이전 자국 화폐인 드라크마로 회귀할 경우 화폐가치 급락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로 인해 가뜩이나 2분기 실적시즌을 맞이해 내수경기 위축 여파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리스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되면서 국내증시의 공포심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문제와 메르스 사태 사이에서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겠지만 그리스 여파가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단기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종목별로 단기, 중장기 투자를 구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그리스 채무불이행이라는 대외변수로 글로벌 증시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날 국내증시는 기술적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당분간 대외변수에 의한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술적으로 보면 코스피는 추가 상승을 위해 2080선까지 갭메우기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2차 저항선은 2096선으로 전망되며 현재 60일 이동평균선을 지나고 있어 추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변동성이 다소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하단은 200일 이평선이 있는 2000선까지 열어둬야할 것이다. 심리적 최후의 보루인 2000선을 하회할 경우 이번 조정 국면은 깊고 오랜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시장 역시 조정을 받았지만 아직 상승추세까지 의심할 수준의 조정은 아니다. 20일 이평선과 60일 이평선이 살아있기 때문에 여전히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다. 단기 차익실현 매물과 저점매수세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면서 704~765선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한편 지난달 30일 글로벌 증시는 '검은 월요일'을 경험했다. 선진국 증시를 이끌던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해 다우지수가 2년만에 가장 큰 폭인 1.95% 하락했다. 현재 다우지수는 200일선을 하회하며 기술적 기로에 서있다고 판단된다. 불안한 미국 증시를 반영하듯 변동성지수인 VIX지수는 전일 18.85로 급등하며 34.45% 상승했다. 대외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장중 변동폭이 커지며 위축되고 있다. 일부 차익실현 욕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장중 변동성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투자자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20일선을 주요 지지선으로 하는 강력한 상승추세 종목들을 눈여겨 봐야한다. 한샘, 오뚜기, 아모레퍼시픽, 국순당, 네오팜 등이 이런 종목에 해당된다. 이외 1차 랠리 후 조정을 받고서 재상승 중인 하나투어, LG화학, 농심, 한일시멘트, 농우바이오, 쇼박스, 메디프론, 보령메디앙스 등도 단기 관심 종목이다. 주장기적 관점에서 분할매수에 나서야할 종목들은 역사적 저점에 도달 중인 대형주들이다. 현재 금리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주식들은 안전자산이 될 수 있다. 롯데쇼핑, LG, SK가스, 포스코, LG이노텍 등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그리스 이슈가 잊을만하면 재부각되며 글로벌 증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식상한 이슈지만 모든게 확인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을 높이며 시장에 악재로 작용 중이다. 그리스의 현 시리자 정권은 지원을 요구하면서도 더 이상의 긴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급기야 국민을 볼모로 정치력을 시험하고 있는데 지난 1월 총선에서는 압승을 거뒀을지 몰라도 이번 국민투표에서 민심은 우호적이지 않다. 오는 5일 예정된 국민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리스 국민들의 협상안 찬성률은 47.2%로 반대 33%보다 높다. 유로존 선호율은 67.8%로 집계되고 있다. 협상안 반대의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국민투표 결과는 찬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확정되도 우려는 남아있다.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겠지만 그리스 경제가 정상화되는데까지 추가적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시리자 정권의 정치력 상실에 따른 정치공백 또한 리스크로 지목된다. 대내적으로는 메르스로 인한 소비위축 여파로 2분기 실적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7~8월 휴가시즌을 앞두고 메르스 확산속도가 크게 둔화됐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메르스가 진정되면 휴가철 소비가 예년수준을 회복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세월호 여파가 휴가시즌까지 이어졌던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기저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수출 또한 지난달 수출 쇼크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수출쇼크는 조업일수 감소와 화학업종 수출액 감소 등이 주 원인이었다. 현재 블룸버그 전망치 기준 6월 수출액 증감율은 -2.0%로 예년 수준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연초 이후 안정되고 있는 유가수준과 1100원대로 상승한 원·달러환율은 수출주 전반에 나쁜 환경은 아니다. 증시 전체로도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업종별 차별화가 발견되고 있고 전망치 상향조정 업종의 주가 움직임 또한 긍정적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 상위 업종인 건자재, 제약바이오, 인터넷, 화학, 비철금속, 정유 등은 전망치 또한 상향조정되는 모습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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