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는 대중가요 제목으로 잘 알려졌지만 산스크리트어로 '그래 그거야'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의 이슈를 날선 시각으로 해부한 온라인칼럼 '타타타'를 선보입니다.[아시아경제 정완주 국차장] 박근혜 대통령의 직격탄이 여당을 초토화시키면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장 관심사는 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나 버티기 중 어떤 카드를 내보이냐 여부다. 문제는 어느 카드를 선택한다 해도 후폭풍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유승민발(發) 여권의 권력투쟁 양상은 바로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권’ 쟁탈전의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도부.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원내대표.
#정황1=유승민은 자진 사퇴할 것인가?박 대통령이 대놓고 ‘당신은 안돼’라고 찍은 이상 유 원내대표가 버티기를 고집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을 필두로 친박계 수장들이 직간접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데다 김무성 대표도 방법이 없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 당초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비박계의 지원으로 유임이 정해졌다는 배경을 활용해 대통령에 대한 사과로 마무리를 지을 셈이었다. 그러나 의원총회 결과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지자 유 원내대표에 대한 비박계의 비호가 이어질 수 있을지 갑갑한 상황이 돼버렸다. 한마디로 사면초가에 처한 것이다.친박계는 29일 최고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여의치 않으면 의원총회 재소집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유 원내대표로 하여금 사퇴 이외에는 다른 선택할 여지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정황2=비박계는 계속 손을 놓고만 있을까?당장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크다 하더라도 비박계가 끝까지 유 원내대표를 보호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와의 관계는 물론, 여당 내 분열이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을 비박계가 온전히 껴안기란 힘들 것이다.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 카드를 꺼내 든다면 이번 사태가 잠잠해질 수 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원내대표를 새로 뽑는 선거에서 다시 친박과 비박의 대결이 재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새로운 원내대표 선거에서 오히려 힘을 집중하는 결집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정황3=친박의 3전 3패, 그것이 문제로다친박계는 비박계와의 대결에서 연전연패를 기록 중이다. 박 대통령은 임기의 반을 채우지도 않은 상황에서 친박계가 당의 주도권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마뜩찮을 것이다. 그 연장선이 이번 유승민 사태로 불거진 측면이 강하다.계파간 1차 격돌은 지난해 5월 국회의장 선출 대결로 치러졌다. 당초 예상을 뒤엎고 정의화 의원이 친박계의 집중 지원을 받은 황우여 의원을 ‘더블 스코어’ 차로 따돌리고 국회의장에 오른 것이다.2차전은 계파간 사활을 걸고 치러진 지난해 7월 전당대회의 당대표 선출이었다. 비박계를 등에 업은 김무성 의원이 친박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을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돼 비박의 판정승으로 결론이 났다. 서 의원이 직접 나섰는데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친박계로서는 충격의 여파가 컸다.계파간 3차전이 바로 지난 2월 원내대표 선거였다. 원조 친박에서 비박계로 돌아선 유승민 의원은 친박계의 지원 사격을 받은 이주영 의원을 누르고 당당히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친박계 입장에서는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 선출에서도 패한 것이 두고두고 아픈 상처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후원 속에서도 당 비주류로 전락해버린 탓을 누구에게 전가할 수 있을까?그런 점에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 과연 이번에는 친박계가 승리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문제는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보이지 않는 비박계의 결집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대한 불만을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거세게 표출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박 대통령의 오른팔격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비박계의 결집력을 흐트러뜨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친박계의 고민일 것이다.설사 친박계가 원내대표를 하지 못해도 유승민만 아니면 된다는 기저가 깔려 있다면 또 다른 자충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친박과 비박의 싸움은 결국 공천권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정황4=유승민 다음에는 김무성?공천과 관련해 김무성 대표는 박 대통령의 속마음에 생채기를 이미 낸 바 있다. 김 대표가 내세운 당 대표 공약이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되돌려 준다는 ‘공천권 반납’이었다.이는 당을 계속 자신의 영향권 아래 놓고 싶은 박 대통령의 의중과는 거리가 먼 공약이라 할 수 있다.국민에게 공천권을 건네준다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야당에서도 거론되는 당 혁신 방안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여야 합의점은 쉽게 도출될 여지가 크다. 문제는 ‘오픈 프라이머리’가 과연 새누리당의 당론으로 채택될 것이냐이다.공천권을 둘러싼 청와대와 김 대표의 신경전은 아직 표면화되지 않았다. 휴화산이었던 공천권 논란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원내대표 재 선출 과정을 거치면서 한꺼번에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친박계는 원내대표 교체를 통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지분을 최대환 확보하자는 전략을 세울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의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박 대통령은 특히 ‘국민의 심판’을 유독 강조했다. 콘크리트 지지율인 30%를 먹고 들어가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치인의 총선 지지를 내비친 셈이다.그래서 김 대표의 공천권 반납 화두가 새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의 생사를 건 결투로 확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유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의지가 그 결투를 앞둔 선전포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무성 대표의 길은 탄탄해질까? 유승민 다음에는 김무성이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눈여겨 볼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정완주 국차장 wjch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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