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아이들 대상 실험 결과 '음악이 고통 줄여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고통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사이언스/Tormod Ulsberg/Flickr]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어린이들의 경우 수술 후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거나 오디오북을 들을 때 고통이 줄어드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은 고통을 견디는 것이 어른과 다릅니다. 이 때문에 수술 후 약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죠. 미국의 앤 앤드 로버트 루리 소아 병원의 수니타(Sunitha Suresh) 박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약을 쓰지 않고 고통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가 23일(현지 시간) 이 같은 연구결과를 보도하면서 진통제 보다는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음악과 오디오북을 듣게 하는 것이 고통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수니타 박사팀은 9~14세 아동 60명을 대상으로 관찰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세 그룹으로 나눴는데요. 첫 번째 그룹은 자신들이 선택한 테일러 스위프트, 제이 지, 앨리샤 키스 등 대중음악 가수의 노래를 30분 동안 듣게 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은 같은 시간 동안 자신이 고른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 등의 오디오북을 즐겼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은 소음이 차단된 소리 없는 헤드폰을 사용했다는군요. 이들 60명의 어린이들은 모두 수술을 받았고 병원에 며칠 동안 입원해야 하는 환자들이었습니다. 이들 아이들은 수술 후 고통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 등을 사용했습니다. 실험 결과 음악과 오디오북을 들은 아이들은 수술 후 고통이 많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의 진통제 치료는 어른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그동안 여러 연구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어른들의 경우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고통이 줄어들고 평온한 감정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였는데요. 수니타 박사가 이번 실험을 하게 된 배경에는 개인적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는군요. 수니타 박사가 대학생일 때 자신의 할머니가 수술 후 인도 클래식 음악을 듣고 난 뒤 평온한 감정을 느낀 것을 경험했고 이를 아이들에게 적용한 것입니다. 수니타 박사는 이후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음악 인지와 관련된 생물의학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고 하는군요. 수니타 박사팀은 고통의 지수를 비교하기 위해 웃고 찌푸리고 우는 등의 얼굴 표정을 통해 판가름하는 통증평가지표(Faces Pain Scale)를 이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켜본 결과 음악과 오디오북을 읽은 아이들은 소음 없는 무음의 헤드폰을 사용한 아이들보다 고통 레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니타 박사는 "(음악과 오디오 효과는)타이레놀 같은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고통을 줄여주는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작은 표본 집단이라는 한계는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결과로 소아과 환자들에게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고통을 참는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약물을 처방하게 되는데 음악이나 오디오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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