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파이낸셜의 '떡볶이 회의'

오펙 대표, 한국간식 먹으며 직원과 소통…매일 격려 이메일도 띄워

아디 오펙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MBFSK) 대표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직원 여러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직원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아디 오펙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MBFSK) 대표가 최근 전 직원에 보낸 이메일이 사내에 잔잔한 화제를 몰고 왔다. 오펙 대표는 최근 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잔가보장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자 이메일을 돌려 공을 직원들에 돌렸다. 직원들 모두가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파트너로 접근하면서 얻어진 결과라는 것이다.'잔가보장 프로그램'은 저렴한 월 납입금으로 차량을 이용하다 잔존가치를 보장받고 반납하는 프로모션으로, 출시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직원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아디 오펙 대표의 '스킨십 경영'에서 비롯됐다.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도 이미 정평이 난 상태로 긴급한 아침 회의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직원에게 감사와 격려의 이메일을 전한다. 한국어도 능숙한 수준이다. 아침 출근 후 모든 사무실을 돌며 한국어로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직원들이 주저없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임원진이 모여 실적을 분석하는 자리에는 떡볶이와 만두 등 한국식 간식을 준비한다. 어두운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만 지켜보는 분위기가 아닌 서로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문제점을 찾기 위해서다.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팀 운영을 제시한 것도 아디 오펙 대표다. 팀장인 '펀(Fun) 마스터'와 함께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웃을 것인가'라는 미션만을 책임지는 조직이다.최근에는 회사의 새 경영 슬로건을 직원들이 직접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직원들 스스로가 납득하고 이행할 수준의 슬로건을 세워 주인의식을 갖고 고객에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디 오펙 대표의 실험에 가까운 리더십은 실적으로 대변된다. 지난해 1월 대표로 부임한 후 복합 금융상품을 선보이며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재 벤츠 차량 구입 고객 10명 중 4명 정도가 벤츠파이낸셜을 이용하는 수준이다. 치열해진 수입차 경쟁 속에서 실적 방어에도 성공했다. 2013년 3675억원의 매출액은 2014년 아디 오펙 취임 후 4050억원으로 성장했고 총 자산은 2008년 6521억원에서 1조719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 채권비율과 연체율 또한 각각 0.12%와 1.57%로 안정권에 있다.아디 오펙 대표는 "차를 판매하는 게 아닌 고객들과 파트너십을 공유하는 게 경영의 목적"이라며 "고객을 만나는 직원과 소통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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