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유발 세상에 날리는 통쾌한 한 방…영화 '와일드 테일즈'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현대인들이 공감할 여섯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

영화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중에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분노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벌어지는 참극 역시 심상찮게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영화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은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열받게 하는 상황들만을 절묘하게 뽑아냈다. 현대인이라면 영화에서 보여주는 총 여섯 가지 에피소드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경험은 있을 터다. 이 거칠고 낯선 영화의 미덕은 그저 참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을 대신해 통쾌하고도 강렬한 복수극을 해준다는 점이다. 우리를 짜증나게, 혹은 황당하게 하는 상황은 이런 것들이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마음껏 속도를 내려하는데, 유일하게 앞에 있던 차가 도무지 도와주지 않는다. 심지어 내가 추월을 하는 것마저 요리저리 움직이며 방해한다. 짜증나는 순간은 또 있다. 딸의 생일파티 케이크를 사기 위해 잠시 상점에 들어간 사이, 멀쩡하게 도로에 주차돼있던 차가 순식간에 견인됐다. 불법주차가 아니었다고 공무원에게 아무리 항의를 해보아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이 일이 일파만파 커지게 되어 딸과의 사이는 더욱 멀어지고, 직장에서도 위기를 겪게 된다.

영화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중에서

이밖에도 결혼식 날 신랑이 회사의 한 여직원과 바람을 폈다는 것을 알게 된 신부, 뺑소니 사고를 친 아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 아버지, 아버지의 원수를 식당에서 만나게 된 웨이트리스, 한 사람의 계략에 의해 같은 비행기에 탄 승객들 등 다양한 분노 유발 상황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들은 처음에는 소심하게 머뭇거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극단적이고 엽기적일 정도로 철저하게 상황을 응징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관객들도 많을 듯하다. 비행기 추락, 폭탄 테러, 보복 운전 등의 에피소드는 현실의 사건마저 떠올리게 한다. 강렬한 복수극에 어울리는 시원시원한 음악은 '브로크백 마운틴', '바벨' 등으로 명성을 날린 구스타보 산타올라야 감독이 맡았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발칙한 전개로 인해 미국 영화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토마토지수 95%의 신선도를 자랑했다. 지난해에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보이후드', '버드맨'과 함께 미국 시사주간지 '더 타임즈'가 선정한 '2014 최고의 영화 10편'에 선정됐으며, 2015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2014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후보로 올랐다. 연출은 아르헨티나 출신 데미안 스지프론 감독이 맡았다. 21일 개봉.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레저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