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1991년 광풍, 24년 모진세월, 마침내 승리'

강기훈씨 유서대필 의혹 무죄 확정 환영 논평…'이 땅에 진실과 정의가 뿌리내리는 밑거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14일 강기훈씨 유서대필 의혹 사건에 대한 최종 무죄 확정 판결에 대해 "1991년 광풍을 넘고 24년의 모진 세월을 인내해 마침내 승리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이날 공식논평을 통해 "이제 이 사건은 ‘유서대필 사건’이 아니라 ‘유서대필 조작사건’으로 기록돼야 한다"면서 "거짓과 무책임이 활개를 치는 것만 같은 세상을 살아가지만 오늘 우리는 너무도 뜻깊은 진리를 목도했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121년 전 프랑스의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는 군사기밀을 적국에 넘겼다는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군과 기득권 세력은 명백한 진실을 알고서도 조직적으로 은폐했으나, 이에 맞선 수많은 양심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드레퓌스는 12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민변은 "이 사건은 군국주의와 반유대주의에 사로잡힌 편견, 증오로 시작된 비극이었으나, 수많은 양심의 연대로 진실을 되찾았고 결국 프랑스 공화주의를 한발자국 내딛게 한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는 오늘 ‘강기훈’씨의 무죄 확정이 백여 년 전 프랑스에서와 같이 이 땅에 진실과 정의가 뿌리내리는 밑거름이 되기를 깊이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진실을 조작하고 한 국민을 괴물로 만들어버렸던 그 편견과 증오, 인간에 대한 무례와 무책임을 넘어서 오로지 ‘진실’과 ‘연대’의 힘으로 대한민국이 헌법 제1조 제1항에 선언한 ‘민주공화국’으로 전진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강기훈씨가 질타하였듯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이다’. 진실을 조작하고 지금껏 은폐하는데 한몸이었던 국가와 경찰, 검찰, 법원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빌어야 마땅하다. 오늘 대법원이 과거의 잘못된 판결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