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유서대필 사건은 1991년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노태우 정부가 위기에 몰렸던 상황을 반전시킨 계기가 된 사건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정치적인 국면전환을 위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계속됐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사건 당시 김씨 유서와 강씨 필적이 같다고 발표했지만, 이러한 결과는 정부 기관(특별위원회)의 발표에 의해서 뒤집어졌다. 경찰 과거사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는 각각 2005년과 2007년 유서 작성자는 강씨가 아닌 김씨라고 판단했다. 법원도 재심을 결정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2월 재심에서 "유서는 피고인이 아니라 김기설이 직접 작성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강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강씨는 당시 사건으로 3년의 옥살이를 경험한 것은 물론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삶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법원과 검찰은 24년 전 사건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반성의 뜻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강씨는 '간암'에 걸려 투병 중이다. 강씨는 2심 무죄 판결을 선고받은 뒤 "이 재판은 사법부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 재판부가 유감을 표시하지 않아 유감이다. 검찰도 사과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사과를 기대했지만, 검찰은 '무죄'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다. 이에 대법원이 강씨의 무죄를 최종 확정할 경우 법원과 검찰이 반성과 사과를 할 것인지도 주목된다.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