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세관이 적발한 마약. PCB회로기판의 부속품을 뜯어 마약을 넣은 후 용접하는 형식으로 위장해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 1분기간 국제우편, 특송 등 항공기를 통한 마약 밀수가 전년 대비 1789% 늘었다. 우리나라 마약 적발 역사상 최대 규모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2015년 1분기간 국제우편·특송 등 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3.6톤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중량 기준으로는 전년 1분기 대비 1789% 늘어난 수준이며 우리나라 마약 적발 역사상 최대 규모다. 1분기간 적발건수는 69건이며 시가 46억원 상당이다.이중 대부분은 지난 3월 수입화물로 밀반입돼 적발한 식물성 신종마약 카트(KHAT) 3.6톤이 대부분이다. 이는 국민 약 36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에디오피아인으로 구성된 국제범죄조직은 카트를 '헤나' (문신에 사용되는 식물)로 위장해 정상 수입화물인 것처럼 밀수입 후 우편물을 통해 미국으로 밀수출하려다 뒷덜미를 잡혔다. 카트는 아프리카등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카티논 성분이 함유돼 흥분, 도취감을 유발하고 중독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밀반입 경로도 다양하다. 대량 밀반입된 카트는 수입화물로 들여오다가 적발됐다. 대마, 메트암페타민 등은 특송화물을 이용해 밀반입됐으며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과 대마종자는 대부분 우편물로 들여오다가 잡혔다. 이중 국내 최대 남용 마약인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의 경우 특송화물을 이용한 밀반입이 크게 증가했다. 올 1분기간 적발건수(11건, 743g)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 증가했으며 중량은 743배 증가했다. 최형균 마약조사실 과장은 "최근 필로폰 공급선이 다변화되고, SNS 발달로 개인간 비공개 루트를 통한 마약 밀매가 용이함에 따라 특송화물을 통해 개인화물로 배송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세관에 적발된 마약. 한 외국인의 경우 형광펜 안에 대마종자를 넣어 들여오려다 적발됐다.
대마종자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영국(18건), 스페인(2건), 미국(1건) 등지에서 들여오다가 적발됐다. 현지에서 대마를 키우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키우기 위해 들여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만 올 한 해간 주한 미군이 들여온 대마종자는 아직까지 적발되지 않았다. 올 1분기간 적발된 대마종자 밀반입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 늘었으며 중량은 204% 많아졌다. 최 과장은 "일반인들이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관상용으로 홍보·판매하는 대마종자를 손쉽게 구입 후 우편물 등을 통해 배송받아 국내에서 개인이 재배하려다 적발된 사례"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항세관은 대마 2177g(10건),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 1940g(23건) 등을 적발했다. 마약종류별 주요 적출 국가는 카트의 경우 케냐에서 들여오며 대마는 북미(미국, 캐나다), 유럽(네덜란드, 폴란드) 등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암페타민은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 들여왔다.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은 유럽(우크라이나, 네덜란드), 북미(미국, 캐나다), 아시아(인도, 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여왔다. 박철구 인천공항세관장은 "공항을 통한 마약 밀수가 늘어남에 따라 우범화물 선별을 강화하고 통관부서와 마약정보 상호 공유해 마약적발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물질분석기를 통해 마약류 의심 물품을 신속하게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다량의 마약. 에디오피아인으로 구성된 국제범죄조직은 카트를 '헤나' (문신에 사용되는 식물)로 위장해 정상 수입화물인 것처럼 밀수입 후 우편물을 통해 미국으로 밀수출하려다 세관으로부터 뒷덜미를 잡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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