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가전 '1등' 경험 살려 자동차 부품시장 장악
▲자동차 주요 전장 부품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ITㆍ전자업계의 각축장인 이곳에서 엘마 프리켄슈타인 BMW 상임부사장이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기조연설에 잠시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BMW가 공동 개발한 기술인 '터치 커맨드(Touch Command)'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태블릿으로 차량의 시트 높낮이와 기울기, 에어컨 온도, 라디오 실행 등을 조종할 수 있다. 전자업계의 사물인터넷 기술과 자동차 기술이 융합된 대표적인 사례다.'기계공업의 꽃'으로 불리는 자동차 시장에 삼성ㆍLG 등 전자업계가 뛰어들고 있다. 전자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자동차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통신, 생활가전 경험 자동차에 넣는다= 전자업계가 자동차 산업에 눈을 돌리는 분야들은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들이다. 스마트폰, 가전, 통신 등에서 쌓아온 경험을 자동차에 녹이겠다는 얘기다. 완성차 업체들도 '글로벌 1위' 경험이 있는 국내 전자업체와 손을 잡고 싶어 한다.자동차 부품은 크게 ▲구동계(Powertrain) ▲안전계(Safety) ▲편의계(Comfort) 등과 일반적인 부품들로 나뉜다. 전자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 중에서도 편의계 부품들이 주를 이룬다. 자동차에서 통신을 연결, 운전을 하며 목소리만으로 전화를 걸거나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킬 수 있다. 고화질 디스플레이로 현재 위치와 교통상황도 파악이 가능하다. 삼성ㆍLG의 통신모듈과 반도체,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며 이를 구현시킬 수 있는 고화질의 디스플레이도 공급돼야 하는 이유다. 두 번째로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안전계 부품들이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운전자 졸음 방지 시스템,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차량주변 모니터링 시스템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시스템에는 필수적으로 카메라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후방용 카메라만 탑재했다면 앞으로는 좌우와 위, 백미러 등에도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보여 시장 성장성이 높다. LG이노텍, 삼성전기 등이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외에 연비향상 보조장치에 사용되는 인버터도 가전업계가 눈독들이는 부분이다. 냉장고, 에어컨 개발에 힘썼던 인버터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쓰는 삶에 적응되다 보니 차량 내에서도 스마트폰에 탑재된 수준의 고화질 카메라, 디스플레이, 통신기술을 원하고 있다"며 "전자업계가 전통적인 차량용 부품 업체들보다 유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전기차 사업도 관심…삼성ㆍLG 전기차배터리시장 장악= 전기차 시장 역시 삼성SDI, LG화학 등 전자업계가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소형)를 생산했던 노하우를 살려 중대형 배터리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 내연기관을 가진 자동차와 달리 전기자동차는 연료탱크도, 변속기도, 엔진도 필요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모터와 배터리를 기반으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얼핏 생각하면 모터와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전자업계와 밀접한 관계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전기차는 전자업계가 공들이는 스마트카 시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내연기관이 없어 공간이 더 여유롭고 모터와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와 제어를 디지털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현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주를 이루지만 향후 완전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경우 전자업계가 설 자리는 더욱 커진다. 현재 배터리 업체들은 EV(전기자동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HEV(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 공급하는 배터리를 생산,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며 자동차가 빠르게 전자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IT와 자동차의 협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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