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원' 무리뉴, 말발도 '넘버원'

EPL 첼시, 아스널 원정서 비겨 선두 유지
남은 경기서 2승만 더하면 5년 만에 리그 우승
무리뉴, 벵거와 장외 입담 대결서 승리
2004년 이후 경기에서도 무패

조세 무리뉴 감독[사진=첼시 공식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52)이 또 하나의 금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가 이끄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스널과의 '런던 더비' 원정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겨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첼시는 23승8무2패(승점 77)로 한 경기를 더한 맨체스터 시티(승점 67)와의 격차를 10점으로 벌렸다. 남은 다섯 경기에서 2승만 더하면 2009~2010시즌 이후 5년 만에 타이틀을 되찾는다. 아스널은 3위(승점 66). '무리뉴의 첼시'에 패하면 단순한 1패에 그치지 않는다. 무리뉴 감독의 날카로운 혀가 단도처럼 패배자를 난도질 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이 상처가 덧나 다음 대결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가 순위를 다투는 라이벌을 향해 말할 때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독설(毒舌)이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는 비기고도 승자처럼 행동하고 말했다. 그는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66)이 0-0으로 맞선 후반 38분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29)를 뺀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벵거 감독이) 지루를 빼는 걸 보고 아스널이 승점 1점에 만족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자들이 첼시의 전술에 대해 "수비 지향적인 경기 운영 때문에 지루하다"고 하자 화살을 벵거 감독에게 돌렸다. "지루하다고? 진짜 지루한 건 10년 동안이나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거지." 무리뉴는 자신에 대한 비난을 2004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10년 동안 정상에 서지 못한 아스널과 벵거 감독에게 돌린 것이다. '박사'나 '교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벵거 감독은 무리뉴 감독의 혀를 당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승자는 늘 무리뉴 감독이었고 경기 결과도 대개 그랬다. 무리뉴 감독은 2004년 7월 첼시 사령탑에 부임한 뒤 아스널(벵거 감독)에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7승6무. 그가 인터밀란(이탈리아)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4승4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거쳐 2013년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뒤에 3승2무를 기록했다.가끔 벵거 감독이 반격했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2014년 3월 벵거 감독이 "무리뉴와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어느 경기든 이기는 것이 내 임무"라고 자극했다. 무리뉴 감독은 "나는 벵거 감독과 아스널 구단을 존경한다. 성과를 내지 못한 감독을 그토록 꾸준하게 신뢰하지 않는다면 한 팀에서 1000경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벵거 감독의 1000번째 경기 결과는 첼시의 6-0 대승이었다. 벵거 감독은 1996년 아스널에 부임해 통산 세 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1998, 2002, 2004년)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회 우승(2002, 2003, 2005, 2014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7회 연속 본선 진출(1999~2015) 등의 성과를 낸 명장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무리뉴를 이기지 못했다. 벵거 감독은 27일 경기가 끝난 뒤 험구 대신 덕담으로 대신했다."첼시가 아직 챔피언은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것이다. 그들은 우승할 자격이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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