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이야기]한지붕 두가족…형님 덕보는 아파트 브랜드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삼호라는 회사가 시공했는데 아파트 이름은 'e편한세상'이네요?"대림산업이 만든 아파트 브랜드를 계열회사가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대림산업은 2000년 초 'e편한세상'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도 이듬해부터 시작해 십수년째 같은 브랜드를 쓰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브랜드가 수요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아파트 브랜드는 인지도나 청약경쟁률뿐 아니라 시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건설사들은 그동안 작명(作名)에 공을 들여왔다. 수억원대 예산을 들여 새 브랜드를 만들었다가 시장 반응이 신통찮아 개명한 사례도 여럿 있다.새 브랜드를 론칭할때 그걸 만들고 알리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 뿐더러 위험부담도 따른다. 브랜드가 상품을 넘어 회사의 이미지를 대표하기도 하고, 소비자들에게 특정한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본지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전국 30~50대 성인남녀 500명을 설문한 결과 '아파트 브랜드가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49.8%에 달했다. 반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은 39.8%로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보다 적었다. 응답자들은 아파트 선택 시 고려요소로 가격, 교통, 자연환경 다음으로 브랜드를 꼽아 고려요소 중 브랜드는 교육환경이나 내구성에 앞섰다.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잘 알고 있어서인지 일부 건설회사들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보다는 사용료를 줘가면서라도 이미 검증된 브랜드를 쓰기도 한다. 물론 브랜드를 가진 회사의 계열사, 관계사이거나 특수관계인일 경우 가능한 일이다.지난해 10월부터는 현대엔지니어링도 모기업인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와의 합병으로 '엠코타운'이라는 10년차 아파트 브랜드를 확보했지만 시장 인지도가 낮았던 터라 갈아타기를 한 것이다. 효성과 계열사 진흥기업은 '헤링턴플레이스'라는 이름을 같이 쓰고 있고, (주)한양과 특수관계인 회사인 한양건설도 '수자인' 브랜드를 사용한다. 한양건설은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개발 오너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다.중흥건설과 중흥종합건설은 결별 사례다. 두 회사는 지난해까지 '중흥S-클래스'라는 브랜드를 함께 써왔는데 중흥종합건설이 올 들어 '시티 프라디움'이라는 이름을 지어 독립했다. 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과 장남이, 중흥종합건설은 차남이 운영한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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