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기아자동차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원안대로 강행하자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는 국민연금이 같은 사안을 놓고 이중 잣대를 적용해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기아차는 20일 가진 주주총회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인 김원준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기아차 2대 주주(지분율 7.04%)인 국민연금은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의 한전부지 고가 매입 논란과 관련해 김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반대했다. 한전 부지 고가 매입 결정에 대한 외부 감사 역할을 못했다는 이유에서다.그러나 이날 주총에서 김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은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사전 반대의견을 내놓았지만 이외 출석주주 전원이 찬성하면서 승인됐다. 결국 기아차 측이 국민연금 의견을 무시한 셈이다.지난 13일 열린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이 반대한 이우일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사전 반대의견 1664만4120주가 나온 것 외에는 출석주주 전원이 찬성했다. 반대의견은 국민연금 지분 8.02%를 포함해 17% 남짓이었다.반면, 국민연금은 지난 18일 열린 현대차 주주총회에서는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오너일가보다 많은 현대차 지분 7.01%를 보유하고 있는 데도 침묵했다. 지난 8일 브레인자산운용이 한전 부지 고가 매입의 책임을 물어 윤갑한 사장의 재선임 건에 대해 반대하겠다고 나섰지만 국민연금은 외면했다. 결국 윤 사장 재선임 의결은 국민연금의 반대 없이 통과됐다. 이를 놓고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표리부동(表裏不同)’ 한 행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전 부지 매입과 관련돼 결정 라인 정점에 서 있는 현대차 사장은 소극적인 찬성을, 거수기 역할에 불과한 사외이사는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내는 등 이중 잣대를 적용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반대의견을 냈지만 오늘 열린 기아차 주총도 별다른 반대 없이 30분 만에 끝났다"며 "국민연금의 이중적 태도에 다른 주주들도 더 이상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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