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이랜드, 아모레 등 국내기업들 日서 방빼반면 가격 무기로 일본산은 국내 공습 시작[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김소연 기자]엔화 약세현상으로 한국과 일본의 유통업계 시장 지도가 바뀌고 있다. 일본에 간 국내 기업들이 속속 철수하는 반면 가격을 앞세운 일본 브랜드들의 한국 공습은 본격 시작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최근 자사 SPA 브랜드인 스파오(SPAO)의 일본 요코하마 매장을 폐점했다. 지난 2013년 일본에 진출한 이랜드 패션 사업부분은 현지에서 운영하던 5개 매장의 문을 모두 닫게 됐다. 일본 매장에서 취급하던 의류와 영업 인력은 모두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으로 이동한다. 회사 관계자는 "엔저가 심한 와중에 대형매장인 SPAO의 매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일본 사업은 숨고르기 단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006년 일본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고가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일본 백화점 4곳에서 운영해 온 매장의 문을 모두 닫았다. 반면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일본 브랜드들의 한국 공습은 본격화되는 추세다. 제일모직이 수입하고 있는 일본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가격이 올해부터 전체적으로 약 10% 인하됐다. 꼼데가르송은 1969년 일본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川久保玲)가 만든 회사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일본 대표 패션백화점 '미츠코시 이세탄'의 자체 슈즈 브랜드 '넘버 21'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넘버 21'은 일본의 실력파 슈즈 디자이너들과 이세탄백화점이 함께 만든 PB 브랜드다. 그동안 일본 제품들은 원가가 높은데다 환율이 높아 국내 수입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엔저로 그 같은 영향이 없어졌고 오히려 국내 구두보다 저렴하게 전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롯데상사가 공식 수입하는 일본 '메리즈 기저귀'와 수면안대 '멕리듬'도 엔저에 따른 가격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본 대표 기저귀인 '메리즈 기저귀'는 흡수력이 우수해 인기가 많지만 온라인 최저가격이 개당 466원으로 국내 일회용 팬티형 기저귀와 비교할 때 가격이 비싼 편이다. 수면안대 '멕리듬' 역시 마니아 층이 많지만 일본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앞서 무지코리아는 지난해 중순 가격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 670개 상품의 가격을 최대 35% 인하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도 엔저 속 인기있는 일본 디저트들을 잇따라 론칭해 8~14일까지 일본 과자브랜드 '가또 페스타 하라다'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1월말에는 유명 크림빵 '핫텐도' 매장을 유치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엔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브랜드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됐다"며 "내수 부진에 해외직구, SPA까지 국내 유통업계가 여러모로 힘든 싸움을 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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