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이케아 상륙 두 달…이 기업의 진짜 경쟁자는 가구업체만이 아니었다단순 매장 아닌 거대한 테마파크가족방문 편의 위한 아동 전용공간연인들 사이에 유명한 데이트코스이야기·상상력을 소비하는 新공간
이케아 광명점 내부 매장의 모습.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달 28일 토요일 오전 10시10분. 매장 오픈시간이 불과 10여분 지났을 뿐인데 지하 1층 주차장 전광판엔 '만차'를 알리는 초록색 불빛이 들어왔다.지하 2층에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쇼룸이 시작되는 지상 2층으로 올라가자 입구에서부터 가족단위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 입학을 앞둔 마지막 주말 특수가 반영된 듯했다. 입구 한 켠에 자리한 아동 놀이공간 '스몰란드'에도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1시간만 이용할 수 있는데 개장과 동시에 36명 정원을 꽉 채웠단다.개장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아온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연 지 두 달이 지났다. 오픈 한 달 만에 이케아를 다녀간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수많은 인파 속에 교통 체증과 주차 대란도 불가피했다. 이케아 매장에 왔다가 입장도 못 하고 발길을 돌린 방문객도 있을 정도다. 경쟁업체 오너가 매출 현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라는 특명을 내릴만한 인기몰이였다.
이케아를 찾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은 지상 2층, 지하 3층으로 연면적만 13만㎡가 넘는다. 이케아 지점 중 세계 최대 규모다. 매장 내부에는 65개의 쇼룸이 구성돼 있고, 8600여개의 제품이 진열돼 있다. 이케아를 단순 가구 매장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대형 식당과 아이들 놀이터(스몰란드)도 갖춰 아울렛 못지 않다. 단순 가구매장이 아니라 주말을 즐기려는 가족들의 쉼터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실제 이날 이케아를 찾은 사람들은 가족단위 쇼핑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미영(38) 씨는 이날 남편과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이케아를 찾았다. 김씨는 "날이 아직 추워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케아가 볼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잘 구비돼 있다는 소문을 듣고 방문하게 됐다"면서 "와서 보니 우리 식구같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케아를 찾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쇼룸은 거실, 주방, 서재, 침실, 자녀방 순으로 구성됐다. 각 쇼룸에서 맘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제품명과 제품번호, 진열대ㆍ섹션번호를 적어 1층에서 찾거나 직원에게 문의하면 된다. 쇼룸에서 소품 매장으로 가는 길에는 이케아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푸트코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선 값싸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이케아 대표 음식 미트볼, 절인 연어부터 한국 음식 김치볶음밥, 불고기덮밥, 콩나물국까지 뷔페식으로 이용 가능하다.오전 11시부터 푸드코드에는 식사를 하기 위한 가족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강지원(40) 씨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며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물론, 외식까지 즐길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데이트를 즐기러 온 20대 젊은층도 많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이지현 씨(26)는 "남자친구랑 데이트를 즐기러 왔다"면서 "바로 인근에 롯데 아울렛과 코스트코까지 있어 데이크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케아를 찾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다만 가격 논란과 인기제품의 품절 문제, 미로 같이 꾸며진 이케아의 쇼룸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가격경쟁력이 남다른 제품이 있는 반면, 같은 제품이지만 미국ㆍ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10~20%가량 비싼 제품도 많다는 지적이다. 또 웬만큼 인기 있는 제품은 거의 품절이다.'미로 같다'는 말은 이케아를 방문한 많은 이들이 인터넷에 후기를 올려놓으면서 꼭 남기는 말이다. 간단한 소품 1가지를 구매하고자 하더라도 계산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매장을 지나쳐야만 하기 때문에 인파를 뚫고 지나가다 보면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기 때문에 곳곳에 놓인 지름길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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