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대서 경쟁사 제품 빼' KT&G 과징금 25억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담배시장 1위사업자인 KT&G(케이티앤지)가 편의점 진열대에 자사 제품을 75% 이상 채우게 하고, 경쟁사 제품 판매를 줄인 소매점에 갑 당 최대 1000원씩 지원하는 등 '꼼수'를 부려온 것으로 적발됐다.공정거래위원회는 KT&G에 대해 이 같은 위반행위를 확인하고 시정명령과 총 25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KT&G는 8대 편의점가맹본부와 편의점 담배 진열장 내 자사 제품을 전체의 60~75% 이상 채우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 경쟁사가 자유롭게 진열계약을 체결·판매하는 것을 방해했다.또 고속도로 휴게소, 관공서ㆍ대학ㆍ리조트ㆍ군부대 등 구내매점을 운영하는 업체들과 이면계약을 체결해,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부당하게 공급가를 할인해주거나 현금ㆍ물품을 지원했다.대형할인마트와 대형슈퍼마켓의 경우, 경쟁사 제품을 취급하는지 여부에 따라 할인폭에 차등을 뒀다. KT&G 제품만 판매한 A마트의 할인율은 3%, 경쟁사 제품을 제한적으로 취급한 B유통의 할인율은 1.5%로 파악됐다.아울러 일반 소매점에서는 경쟁사업자의 제품 판매를 줄일 때마다 갑당 250~1000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이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상 부당한 고객유인행위, 기타 부당한 고객유인 등에 해당한다. 담배사업법 내에서도 담배판매 촉진을 위한 금품의 제공 등이 금지돼있다.공정위는 향후 동일행위를 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금지명령과 함께 거래상대방인 편의점가맹본부 등에 법위반 사실을 통지했다. 또 경쟁사업자 진열비율을 제한한 계약조항을 수정하고, 경쟁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게 한 이면계약을 삭제하도록 했다. 4개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은 25억원 규모다.공정위 관계자는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소비자의 선택기회를 부당하게 박탈한 대표적 불공정거래행위"라며 "담배시장의 1위 사업자인 KT&G가 전방위적으로 행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적발함으로써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된 담배시장에서 경쟁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국내 담배시장은 2013년 말을 기준으로 매출 약 3조9000억원, 판매량 884억본(개비) 규모다. 주요 사업자는 KT&G외에 한국필립모리스(PMK),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BAT), 제이티인터내쇼날코리아(JTI) 등이다. KT&G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기준 61.7%에 달한다.공정위는 앞으로도 담배시장과 같이 제도적으로 독점구조가 폐지됐음에도 실질적인 경쟁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에서의 경쟁제한행위,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다.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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