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꽃분이네' 살린 소셜 미디어의 힘

영화 국제시장의 촬영지인 '꽃분이네' 가게가 권리금 문제를 해결하고 계속 영업하게 됐다.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찾는 손님이 늘었으나 가게 주인이 권리금을 큰 폭으로 올려달라고 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었다. 소문이 퍼지자 시민들이 꽃분이네를 살리라고 요구했고, 부산시 등 지자체가 중재해 임대료를 조금 올리고 권리금은 낮추는 식으로 어제 합의했다.  지역사회와 시민의 관심이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면서 관련 지자체가 나서고 이해 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하는 타협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역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다면 1300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촬영지가 간판을 내림으로써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기회를 놓칠 뻔했다. 임대료와 권리금 문제로 걱정이 많은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박수쳤을 것이다.  온ㆍ오프라인 미디어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긍정의 힘으로 작용한 사례는 또 있다.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도 네티즌들이 용의차량 찾기에 나서자 수사인력이 보강되고 결정적 제보가 나왔으며 피의자가 자수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가해자를 용서했고, 지역 대학에선 크림빵 아빠의 아내를 특별채용했다. 엊그제 택시요금을 내지 않고 운전기사와 시비를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옷을 벗게 하겠다고 고함친 청와대 행정관은 그 자신이 옷을 벗어야 했다.  소셜 미디어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근거 없는 헛소문을 퍼뜨리거나 악성 댓글로 명예를 훼손하는 등 개인은 물론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여전히 적지 않다. 험담과 분노를 퍼뜨리고 사회를 어둡게 전염시키는 '악플'을 추방하고 긍정과 배려를 전파하는 '선플'로 우리 사회를 더불어 살맛 나는 공동체로 가꿔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들이 우쭐대지 않아야 한다. 공직자의 완장은 국민에게 군림해도 된다는 '갑질 면허'가 아니다. 보통사람들도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일이 많다. 곧 설 명절이다. 주변을 돌아보자. 독거노인,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웃, 소년소녀가장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몰라라해선 안 된다. 이웃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사회 전체가 살 만해진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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