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게임업계 양대 거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지 보름이 지나도록 좀처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이사회 참여 제안에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데 대해 넥슨은 '넥슨측 이사 선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양측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넥슨이 앞서 엔씨소프트 측에 보낸 주주제안에 대한 답변기한인 이날 엔씨소프트는 넥슨 측에 내용증명으로 답변을 발송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넥슨 측이 오늘 안에 답변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이 최대주주로서 답변을 요구한 주주제안에는 ▲넥슨 측 등기이사를 선임 ▲실질 주주명부의 열람 및 등사 ▲전자투표제 도입 3건이 담겼다. 이사 선임 요구에 넥슨은 '김택진 대표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의 교체 혹은 추가 선임이 발생하는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등기이사는 김택진 대표 외에 없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외 이사 6명은 내년 또는 후내년이 돼야 임기가 돌아오고 이들 중 누구도 당장 사퇴할 이유가 없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 주주명부 열람에 대해서는 최대주주로서의 권리행사이니만큼 신중히 검토해볼 것이며 전자투표제 도입 또한 절차상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므로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요구안 ▲비영업용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주주배당 늘릴 것 ▲자사주(8.9%)를 소각할 것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연간 5억원 이상을 받는 비등기 임원 보수 내역 및 산정기준을 공개할 것 등에 대해서도 넥슨이 특별히 기한을 정하진 않았지만 이번 답변서를 통해 거부의사를 확실히 전달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넥슨의 이같은 요구는 단기주가 상승만을 노린 전략이며, 넥슨 요구를 들어줄 경우 엔씨소프트가 지금껏 유지해온 '게임 개발' 중심 경영방식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영 참여에 대한 거부의 뜻을 밝힌 엔씨소프트에 대해 넥슨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넥슨이 '기존 이사진에 추가로 넥슨 측 이사를 선임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안건을 넥슨이 제안할 수 있는 기한은 이번주까지다. 넥슨은 '넥슨 측 이사 추가 선임' 건에 대한 주주총회 표대결을 염두에 두고 기관 등 주주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넥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에서 보낸 답변서를 보고 내부 검토를 거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또한 우호지분 확보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되면서 양사 간 분쟁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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