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發 풍선효과 '서울에 전세가 없다'

이주 수요+학군 수요에 연일 최고가 행진서울시, 임대주택 확대로 진화 나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한진주 기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어요. 겨울방학엔 학군 때문에 수요가 많은 편인데 올해는 재건축 이주까지 겹치면서 전세는 그냥 부르는 게 값이에요. 매매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집주인들이 진작에 다 거둬들였고요"(서초동 H공인중개사)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지난주 서울의 전세가격이 일주일새 또다시 0.24% 급등했다. 1월 셋재주 전셋값이 한주만에 0.27% 상승하며 2009년 9월 둘째 주(0.33%) 이후 5년4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번째다.1월 마지막 주 서울 전셋값 상승률도 0.20%였다. 지난 2013년 전세 대란이 일어났을 당시 8월 말~10월 말까지 전세가가 매주일 0.20~0.23%씩 상승한 적은 있지만 최근 상황은 그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 ◆강남ㆍ서초발 전세대란 관악ㆍ성북으로 이어져= 전셋값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서초구에서 먼저 들썩였다. 이주 수요가 인근 아파트로 몰리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이다. 지난달 반포동 삼호가든4차 414가구가 이주를 시작한데 이어 이달 들어 인근 반포 한양아파트 372가구가 이주를 시작했다. 지난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잠원동 한신5차아파트 555가구도 당장 다음달부터 이삿짐을 싸야 한다.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주공2단지가 최근 재건축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다음달부터 이주에 들어간다.이 때문에 1월 마지막 주 서초구의 전셋값은 한주간 0.57%나 오르며 강동구(0.29%), 강서구(0.29%), 서대문구(0.27%), 강남구(0.26%), 중랑구(0.24%) 등을 크게 앞질렀다.전셋값 폭등은 지난주 강동구에서 정점을 찍었다. 2월 첫째주 강동구 아파트의 전셋값은 일주일간 무려 0.70% 올랐다. 명일동 삼익그린2차가 1500만~2500만원, 상일동 고덕주공5ㆍ6ㆍ7단지는 500만~2000만원씩 올랐다. 그나마도 물량이 없어 전세는 씨가 말랐다.강남과 강동의 재건축 이주 수요를 중심으로 전세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자 서울 동대문구와 성북구, 노원구 등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직주근접형 지역의 전세금도 덩달아 뛰고 있다. 지난주 송파구의 전셋값은 0.51% 올랐고 광진구(0.42%), 관악구(0.36%), 동대문구(0.34%), 성북구(0.32%), 도봉구(0.26%) 지역도 큰 폭으로 움직였다. 송파구에서는 중대형 면적의 전세 계약이 이뤄지면서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이 1000만~3500만원, 문정래미안은 2000만~2500만원 가량 올랐다. 관악은 봉천동 관악푸르지오가 500만~1500만원 상승했다. ◆이주수요 많은 강남서 임대주택 집중 공급= 전세난이 심각해지자 서울시는 임대주택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강남지역의 재건축 추진 단지 17곳에서 총 1만3000가구가 이주에 나선다. 이에 시는 9일부터 올해 첫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시프트는 시세의 80% 수준의 전세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민간임대 시장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르고 월세가 늘어나고 있어 시프트 입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이번에는 신규로 입주자를 모집하는 목동센트럴푸르지오(61가구)와 입주자 퇴거 등으로 생겨난 공가(229가구)를 공급한다. 공가는 강일, 내곡, 마곡, 상암, 세곡, 신내, 은평, 장지 등 서울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주거비 상승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을 위한 '매입형 임대주택'도 공급한다. 서울 전역에서 1500가구를 매입하는데, 올해는 강남4구 매입물량을 기존 300가구에서 500가구로 늘려 이주수요에 대비하기로 했다. 매입형 임대주택 보증금은 평균 1500만원, 월 임대료는 15만원 내외 수준이며 최장 20년까지 거주가 가능해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양용택 서울시 임대주택과장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지만 전세 수요는 여전히 많다"며 "시는 올해 장기전세 공급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린 1709가구를 공급하는 등 연말까지 임대주택 총 1만6441가구를 공급해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