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운항시작 몰랐다던 조현아, 알고 있었다…"내가 세우라잖아"[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땅콩 회항' 사태 당시 항공기 운항이 시작된 줄 몰랐다고 시종일관 주장해온 조현아(40·구속기소)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실제로는 이미 항공기 출발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실이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5일(미국 현지시간) 조 전 부사장은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여승무원을 질책하며 "무릎 꿇고 (서비스 매뉴얼을) 찾으란 말이야. 서비스 매뉴얼도 제대로 모르는데, 안 데리고 갈 거야. 저X 내리라고 해"라고 소리 질렀다. 그는 이어 일등석 출입문 앞으로 걸어가 이번에는 박창진 사무장을 향해 "이 비행기 당장 세워. 나 이 비행기 안 띄울 거야. 당장 기장한테 비행기 세우라고 연락해"라고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 항공기는 이미 미국 JFK공항 제7번 게이트에서 유도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상태였다. 이에 박 사무장은 '이미 비행기가 활주로에 들어서기 시작해 비행기를 세울 수 없다'고 만류했지만, 흥분한 조 전 부사장은 "상관없어, 니가 나한테 대들어, 어따 대고 말대꾸야"라며 "내가 세우라잖아"라고 3∼4차례 호통을 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조 전 부사장은 시종일관 항공기가 운항을 시작했는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조 전 부사장은 매뉴얼을 직접 확인하고 뒤늦게 여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빙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화살을 박 사무장에게 돌렸다. 그는 "네가 나한테 처음부터 제대로 대답 못해서 저 여승무원만 혼냈잖아. 다 당신 잘못이야. 그러니 책임은 당신이네. 네가 내려"라고 소리쳤고, 박 사무장을 힘으로 출입문 쪽으로 밀어붙이기도 했다. 이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고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조 전 부사장은 조사가 시작된 첫날부터 직원들에게 '거짓진술'을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조사 첫날인 지난달 8일 오후 4시께 여모(57·구속기소)상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언론에서 항공법위반 여부에 대해 거론하고 있으니 최종 결정은 기장이 내린 것'이라고 국토부 조사에 임하도록 주문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총 5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조 전 부사장의 첫 재판은 19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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