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닦아주고 車 판다…日 동남아 뚫는 법

도요타 인도네시아 정체구간 개선…스미토모전기 태국 교차로 정보화 지원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일본 업체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심각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러 나섰다. 길이 막히면 차량 판매도 막히고 현지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의 물류도 지연되기 때문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 있는 만빤 교차로의 만성 정체를 개선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현지 일본 법인들과 함께 모두 1500만엔을 기부해 벌인 공사가 지난해 말에 완공됐고 그 결과 이 교차로에서 대기하는 차량 행렬의 길이가 평균 65m에서 15m로 77% 단축됐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상습 정체 구간. 사진=블룸버그

닛케이는 공사는 간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체의 원인이 되는 U턴 전용 차선을 옮겼고 U턴을 통하거나 옆길에서 들어오는 흐름을 완화했다. 도요타의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자카르타의 항구까지 자동차 부품이나 완성차를 운반하는 시간은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정체가 개선되지 않으면 2020년에는 9시간으로 늘어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요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노나미 마사히로(野波雅裕) 사장은 “지역에 공헌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른 일본 업체들과 함께 다음에 벌일 공사를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신차 판매는 지난해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신차 판매 대수는 123만대로 2004년의 2.5배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90%는 일본 차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대수는 연평균 10% 불어나는 반면 도로의 수용량 증가율은 연 0.01%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자동차 평균 시속은 10㎞로 떨어지고 있다. 자카르타 못지않게 정체가 심각한 곳이 태국의 수도 방콕이다. 일본 스미토모전기공업은 이미지를 활용해 정체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 152대를 교차로 등에 설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정체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해 신호체계를 효율적으로 바꾸는 데 활용된다. 스미토모전기는 방콕 교통당국에 신호의 중앙제어시스템도 제안할 계획이다. 도요타통상은 내년에 방콕 빌딩 주차장에서 나올 때 출구를 알리는 시스템도 가동한다. 건물 주변의 정체 정보를 수집하고 어떤 출구가 혼잡한지 주차장 안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 알리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주차장에서 나가는 차가 덜 막히는 길을 택하도록 해 주변 지역의 혼잡을 완화할 수 있다. 도요타통상은 스마트폰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운전을 돕는 서비스인 T스퀘어를 2012년 시작했다. 방콕을 달리는 약 1만대의 택시에 위성항법장치(GPS)를 탑재하고 3~5 초마다 위치 정보를 수집ㆍ분석한다. 혼다는 정체로 이어질 급가속과 급감속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서비스를 물류 회사에 제공한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정부는 기반시설이 빈약해 도로가 정체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일본 업계에 관련 투자를 계속해달라는 뜻을 표명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필리핀과 베트남, 미얀마 등도 교통난이 강 건너 불이 아니라며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동남아시아의 성장 시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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