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한국전 참전비 건립...로더미어 자작부인 숨은 공로 덕분

영국군 참전 기념비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영국 런던에 한국전 참전비가 세워진다. 한국전에 전투병력을 파견한 16개 참전국의 수도에 건립되는 마지막 참전비다.숨은 공로자들의 노력 덕분에 영국 참전 용사들의 20년 숙원사업이 이뤄졌다.외교부에 따르면, 3일 오후 영국 국방부 부지에서 '영국 한국전 참전 기념비 준공식'이 열린다. 2일부터 사흘간 영국을 방문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준공식 축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참전 기념비는 영국 군인이 겨울 군복 차림으로 동료 전우의 묘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전우에 대해 예를 갖추기 위해 탈모 상태로 만들어졌다.기념비 건립에는 총 14억여원이 투입됐다. 대기업과 민개인 등 민간이 40%를 모금해 기탁했고 나머지는 국가부훈처가 부담했다.동상 디자인은 건축행정가 토니 다이슨이,조각은 영국 왕실이 발주하는 기념비와 동상을 다수 조각하고 최근 영국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퍼거슨 전 감독의 동상을 조각한 필립 잭슨이 각각 맡았다.동상 건립에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기부금을 낸 기업은 물론, 주영국 대사관이 땀을 흘렸다. 영국 내 행정절차를 빨리하도록 하고 민간인 모금에 앞장서는 등 건립후원자로 나선 로더미어재단(Rothermere Foundation) 로드 미어 자작부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로더미어 부인은 재일동포 2세 출신으로 1998년 작고한 영국의 귀족 비어 함스워스 로더미어(1925~98) 자작의 부인(사진 아래)이다. 한국이름은 이정선이다. 올해로 69세다.

로더미어 자작부인 이정선씨

로더미어 자작 가문은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 일요신문 '메일 온 선데이' 등을 산하에 둔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를 보유한 명문가다. 로더미어 부인은 아프리카·동남아·한국 등에서 활발한 자선·문화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의 소록도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쳤다.외교부 관계자는 "영국 내 행정절차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했고 모금활동도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이번 기념비 준공식은 1995년 양국이 기념비 설치 문제를 두고 협의를 시작한지 2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견했으나 참전 16개국 중 수도에 참전비가 없는 유일한 나라로 남아 있었다.외교부 관계자는 "1995년부터 영국 측과 협의를 벌여왔고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건립을 본격추진하기로 했다"면서 "기념비에 새겨질 영국군의 파병이나 피해규모와 관련한 양국 간 통계를 맞추거나 부지선정 문제 등 행정적 절차가 많았다"고 설명했다.영국은 6.25 전쟁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5만6000명을 파병해 전사 1078명, 부상 2674명, 실종 179명 등의 인명피해를 냈다.한편, 영국군 참전비 준공식에는 우리 측에서 윤 장관 외에 임성남 주영국대사,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한다. 영국 측에서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비롯해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촌이자 왕실 대표인 월터 조지 글로스터 공작과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 등 양측에서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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