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1일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됐다. 이는 은행 간 외환시장에서 원화가 미국 달러화뿐만 아니라 위안화와도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원화는 은행 간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와만 교환이 가능했으며 위안화 등 여타 통화와 교환 시에는 달러화를 매개로 거래됐다. 원화를 팔아 달러화를 산 후 다시 이 달러화를 매도해 위안화를 매수하는 과정을 거쳤던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직거래시장 개설로 은행 간 시장에서도 달러화 매개 없이 원화와 위안화 간 직접 교환이 가능해져 시장 참가자들의 편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로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라질까. 위안화 직거래시장에 대해 궁금한 점 다섯 가지를 정리해 봤다.◆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의 기대효과는?=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로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거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 간 시장 참가자들이 원화와 위안화 환전 시 중개사에 납부하는 수수료가 기존에 비해 감소한다는 얘기다. 또한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경쟁력 있는 호가가 형성돼 참가자들이 보다 유리한 환율로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한은은 이 같은 은행 간 시장에서의 비용절감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대고객 시장에서의 거래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직거래시장 개설로 대고객 환전수수료가 0.06~0.10% 절감될 수 있다는 금융연구원의 조사결과도 있었다. 위안화 거래 활성화는 최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와 함께 미래 거대 중국시장 선점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원·위안화 직거래시장 어떻게 준비됐나?= 지난 7월 한중 정상회의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이 합의된 후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차원에서 연내 시장개설을 목표로 준비를 진행해왔다. 7월부터 11월까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최소 거래 및 호가단위, 중개시스템 구축방안 등을 마련한 것이다. 중개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11월초 중개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주까지 세 차례 테스트 거래를 실시했다.◆원·달러시장 거래시스템과 다른 점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은 전자중개방식을 채택하는 등 기본적으로 원·달러 시장과 동일한 체계로 운영된다. 최소 거래단위는 100만위안, 호가 단위는 0.01원으로 정해졌다. 새로 개설되는 시장인 점을 고려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시장조성자제도란?= 정부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개설초기에는 자발적인 수요와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했다. 시장조성자 은행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한국씨티은행, 외환은행 등 7개 국내은행과 교통은행, 도이치은행, 중국공상은행, 제이피모간체이스은행, 홍콩상하이은행 등 5개 외은지점이다.시장조성자는 시장에서 연속적으로 매수, 매도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형성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와 한은은 이를 통해 직거래시장 개설에 따른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에 부족할 수 있는 초기 수요와 공급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패한 원·엔 직거래시장과의 차이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열리면서 원·엔 직거래시장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엔 직거래시장은 1996년 개설됐지만 거래량 부족으로 정착에 실패했다. 한은은 일본과 달리 대중국 교역에서는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지속적인 위안화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요·공급 기반 측면에서 여건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승인받은 해외기관투자자들이 역외에서 조달한 위안화를 중국 증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인 RQFII(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 제도) 등 위안화 수요 기반도 일정 부분 확보됐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 국내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비즈니스 확대노력 등 대내외 여건도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이에 대해 정부와 한은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달러 중심의 결제관행 변화, 국내 위안화 상품 활성화 등 전반적인 위안화 활용도 제고가 필수적"이라며 "지난 10월 말에 발표한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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