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수수료 최대 절반 감축하려는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수단 동원하겠다'
이해광 공인중개사협회장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월급이 절반으로 깎인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이해광 공인중개사협회장은 중개수수료 개편 방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3일 정부의 중개보수 인하안 발표 후 협회에서 진행된 1차 임원 회의 직후였다.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목소리였다. 이 회장은 "그동안 중개업자들이 많이 힘들었다"며 "부동산 침체기와 거래실종·거래절벽 등을 겪으면서 폐업하는 곳이 쏟아져 나올 때도 정부와 사람들이 우리의 아픔을 이해해준 적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가 주택 요율 조정에 대한 부분은 우리도 일정 부분 수용할 의사를 표현했다"며 "적어도 충분한 합의와 토의는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교통부가 3일 최종적으로 내놓은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협회장은 "요율을 낮추면서 '이하'라는 문구까지 달고 있다"며 "0.4% 이하에서 협의면 0.1%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상한요율이 절반 깎이는 것도 모자라 그보다 더 내려갈 수도 있어 이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협회에서 만난 장준순 부회장도 "정부가 제시한 안을 보면 '~% 이하에서 협의'라고 돼있는데 이러다보면 고객들과의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 상한요율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이건 너무한 처사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협회 측은 국토부가 이해당사자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현길 협회 수석연구원은 "국토부에서는 10번을 만났다고 하지만 스쳐지나가듯 만난 자리까지 다 포함해서 그걸 합의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우리가 아는 한에서는 국토부가 진지하게 협회 쪽 입장을 고민하고 합의를 하려 했던 자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 부회장은 "현재 중개보수 체계가 만들어진 2000년대 초반에 비해 금리가 낮아졌고 월세전환율도 많이 낮아진 상태"라며 "환산보증금 산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이에 대해 합의한 적도 없고 나중에 얘기하자고만 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예를 들어 지금 2억원짜리 아파트를 월세로 돌리면 서울의 경우 보통 월세전환율이 6~7% 정도기 때문에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이면 딱 맞는다"며 "전세계약을 맺을 때는 2억원에 0.3% 적용하면 중개보수 상한이 60만원이 되지만 월세로 전환하는 순간 33만원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폭을 생각하면 환산보증금 계산할 때 월세에 250을 곱해야 맞지만 200이라도 곱해달라는 게 우리 주장인데 국토부에서는 이야기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요율 조정이 안 되면 환산보증금 산정방식이라도 조정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협회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7일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국토부 중개보수 인하방침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해광 회장은 "개업 공인중개사의 20%가 매년 폐업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중개보수 인하방침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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