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분전에 카톡 보냈는데…' 판교사고 예비신부 참변

성남시측 장례 논의 창구는 부족해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성남 판교테크노벨리 환풍기 사고로 숨진 사망자 7명의 시신이 안치된 성남시 중원구의 성남중앙병원 장례식장은 18일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빈소에서 유가족들은 곳곳에서 오열했다. 이번사고에서 김희선씨는 동료 강민정씨 등과 함께 공연을 보러갔다 사고를 당했다. 숨진 김씨의 이모 강현숙(59)씨는 "정말 예쁜 아이였다"며 희생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어머니와 둘이 살아왔다. 이제 다 공부시켰는데…. 공부도 대학교 장학금을 거의 빼놓지 않을 정도로 잘했다. 취직도 졸업하자마자 바로했다"며 울먹였다. 강씨는 "희선이가 내년에 남자친구와 결혼하려고 계획을 세웠었다"면서 "동료(김민정)하고 함께 보러갔다가 남자친구에게 사고 1분 전인 5시 52분에 현장을 사진으로 보냈는데, 그 뒤로 답장이 없어서 남자친구가 위험을 감지했다더라"고 전했다. 일부 유족은 한 언론에서 "사고 피해자들이 걸그룹 포미닛의 노래를 듣고 신나서 뛰다가 환풍구가 무너졌다"고 보도한 것에 "확인을 하지도 않고 보도했다. 희생자가 중년층이 많은데 그렇게 뛰지 않는다"면서 불쾌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망자 중 주로 IT업체 직원들이 많았던 탓에 장례식장에는 동료직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고를 당한 직원들이 소속된 시사영어사 경영지원실 이사는 "사고를 당한 동료들이 서로 친했다고 들었다"면서 전날 밤부터 장례식장을 지켰다. 시사영어사 직원 중 사상자는 네명으로 두명(김민정, 김희선)은 사망했고, 두명은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장에는 성남시 관계자들이 와 있었지만 유가족들과 향후 일정을 논의하는 창구는 부족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시 관계자는 "저는 권한이 없다. 도와드리러 온 것일 뿐"이라고 말하기 급급했다. 10시에 사고 브리핑에서 보상문제를 먼저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바로 돈이야기부터 한다"는 유족들의 지적이 일었다. 시 관계자와 성남중앙병원에 안치된 사망자 7명의 유족은 향후 장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장례식장 3층에서 오전 11시경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소방당국에서 사고 경위를 설명하는 데 그쳐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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