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허리 부상에 시들, 매킬로이 '연애 끊고, 클럽과 궁합 맞추고'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와 타이거 우즈.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로리- 타이거- 로리'.매년 '골프황제'가 뒤바뀌는 양상이다. 2012년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섹스스캔들'의 여파로, 지난해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골프채 교체 후유증'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올해는 다시 우즈가 허리 부상으로 몰락한 반면 매킬로이는 골프채와 완벽하게 궁합을 맞추며 새 시대를 열어 명암이 엇갈렸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화두는 결국 우즈와 매킬로이의 '황위 다툼'으로 압축됐다.▲ "우즈의 몰락"=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우즈의 근황이다. 3월 초 혼다클래식 최종일 경기 도중 허리 통증을 느껴 기권한 게 출발점이다. 그 다음 주 캐딜락챔피언십 직후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까지 날아가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아예 장기간 코스를 떠나 회복에 공을 들였지만 7월 초 복귀전으로 선택한 퀴큰론스에서 '컷 오프'를 당해 오히려 우려가 커졌다.이후 디오픈 69위, 브리지스톤 기권, PGA챔피언십 '컷 오프' 등 보잘 것 없는 성적표다. 문제는 이번 수술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탠포드대 1학년이었던 1994년 무릎 수술 이후 손목과 발목, 양쪽 아킬레스건, 목, 허리 등 갈수록 부상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게 더 큰 고민이다. 전문가들 역시 "40대의 나이를 감안하면 전성기의 샷을 되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이다.2008년 메이저 14승 이후 6년째 발이 묶인 우즈의 골프인생 최대 목표인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경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즈는 그래도 "재활이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풀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전히 자신감을 표명했다. 무릎과 허리 부담을 줄이는 새 스윙이 효과가 없자 코치 션 폴리(캐나다)마저 해고하는 등 강도 높은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12월 호스트로 나서는 월드챌린지에서의 경기력이 잣대가 될 전망이다. ▲ "매킬로이 천하"= 매킬로이의 지난해 슬럼프는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과 과도한 연애였다. 그것도 2012년 시즌 4승을 수확하면서 상금랭킹 1위(805만 달러), 평균타수 1위(68.873타) 등 개인타이틀까지 싹쓸이하며 '차세대 골프황제'에 등극한 시점이었다. 연초 나이키골프와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2583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스폰서 계약이 걸림돌이 됐다. 골프채 교체에 따른 부적응, 여기에 미녀 테니스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의 장거리 연애가 내리막길에 가속도를 붙였다. 후원사인 오클리와 이전 소속사 호라이즌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소송전 등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5월 유럽의 메이저 BMW PGA챔피언을 제패해 기어코 '부활포'를 터뜨렸다. 1월 전격적으로 약혼을 발표했던 보즈니아키와 파혼을 선언한 직후라는 점이 아이러니가 됐다. 7월 디오픈에서는 급기야 잭 니클라우스와 우즈에 이어 25세 이하의 나이에 메이저 3승을 수확한 세 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주 브리지스톤, 그 다음주에는 PGA챔피언십에서는 메이저 2연승이자 빅 매치 3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350야드에 육박하는 장거리포에 '송곳 아이언 샷', 두둑해진 배짱을 과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벌써부터 내년 마스터스에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정조준하고 있다.▲ "호셀의 잭팟"= PGA투어의 '플레이오프(PO)', 페덱스컵에서는 빌리 호셸(미국)이라는 '특급루키'가 탄생했다. 2011년 본격적으로 PGA투어에 합류해 지난해 4월 취리히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이뤄낸 선수다. 'PO 2차전' 도이체방크 공동 2위로 두각을 나타내더니 'PO 3차전' BMW챔피언십과 'PO 4차전' 투어챔피언십을 연거푸 제패해 순식간에 페덱스컵을 삼켜버렸다.투어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는 매킬로이를 격침시켰다는 의미를 더했다. 호셸에게는 물론 2차전 준우승 상금 60만 달러와 3, 4차전 우승상금 각각 144만 달러씩, 페덱스컵 보너스 1000만 달러 등 3주 동안 1344만 달러(139억원)를 쓸어 담는 일생일대의 '잭팟'이 됐다. 매킬로이와 4대 메이저에서 모두 '톱 5'에 진입한 리키 파울러(미국), 호셸 등 바야흐로 '20대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한국은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이 4월 취리히클래식 우승을 앞세워 '영건 군단'에 합류했다. 8살에 골프에 입문해 불과 13살의 나이에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됐던 '차세대 기대주'다. 최경주(44ㆍSK텔레콤ㆍ8승)와 양용은(42ㆍKB금융그룹ㆍ2승), 배상문(28ㆍ캘러웨이)에 이어 네 번째, 가장 어린 나이에 우승을 일궈내 국내 팬들의 기대치를 부풀렸다. 페덱스컵 최종 랭킹 35위,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노승열.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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