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1.5% 고액 요구에 협상 결렬...타 주요 카드사 건당 150~200원 합의해 시행 중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가 올해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인터넷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주요 신용카드 업체 2곳이 아직 참여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와 이 신용카드 업체 2곳은 9개월째 수수료율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시는 올해 초 도시가스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며 인터넷을 통해 도시가스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민들이 요금을 다양한 수단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한편 일시적으로 현금 마련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체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서울 지역 도시가스 5개 업체는 각자의 기존 제휴 카드사 외에 신한·삼성·현대·롯데·농협·씨티 및 하나SK(일부) 등 총 7개 신용카드사와 계약을 맺고 인터넷 결제를 시행 중이다. 이 회사들은 신용카드 결제수수료를 요금 결제 금액과 관계없이 1건당 150~200원만 받기로 계약을 했다. 다른 카드 결제의 경우 수수료율이 1.5%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시는 또 지난 6월 말 도시가스 요금을 소폭 인상하면서 인상분 중 1㎥당 0.41원을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증가 및 사회적배려대상자 경감을 위한 용도로 따로 반영하기까지 한 상태다.이렇게 도시가스 요금을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게 되자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실제 서울 강남 쪽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코원에너지'의 경우 7개월간 6만1363건 103억여원이 결제됐다. 예스코도 4만6007건에 86억여원의 결제 실적을 올렸다. 규모가 큰 서울도시가스도 이 기간 동안 14만5236건 187억8753만5000원이 인터넷 신용카드로 결제됐다. 그러나 업계 2~3위권인 국민카드와 중위권인 비씨카드는 아직 인터넷 결제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는 각 도시가스 업체들과의 가맹점 협상에서 수수료율을 결제 금액당 1.5% 안팎의 기존 수준으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다시 도시가스 요금 수준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시와 도시가스업체들의 얘기다. 시는 현재 경기도 등 전국적으로 도시가스 요금 인터넷 카드 결제 제도가 확대 시행되는 추세로, 최근 들어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두 업체와의 수수료 협상도 자체 방침을 관철시켜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1% 안팎의 수수료를 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건당 수수료 150~200원 선에서 우리의 입장을 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비씨카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서울 지역 도시가스 업체 중 한 곳과는 이미 카드 수납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개별 도시가스회사의 수수료 협상을 통해 카드 결제를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씨카드 측은 보도 후 "서울시와 카드 수수료율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한 적이 없고 요청받은 적도 없다. 우리도 개별 도시가스회사와 건당 수수료 체계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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