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참 좋은 시절', '드라마퀸' 김희선의 부활

kbs2 '참 좋은 시절' 캡쳐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1990년대 안방극장을 주름잡았던 배우 김희선이 '참 좋은 시절'을 통해 '드라마퀸'으로 부활했다. 어느덧 30대 여성, 한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미모는 여전하다. 그러나 연기력 면에서는 확실히 깊어지고 섬세해졌다. 모든 인생 경험은 배우의 연기에 약이 된다는 말,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처음 김희선이 이 작품에 출연을 결정했을 때 모두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주말 이른 저녁에 방송되는 가족드라마인데다 기구한 운명을 지닌'억척녀' 역할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미녀 배우 김희선의 행보에서 지금껏 본 적 없던 모습이었다.우리가 알고 있던 김희선은 예쁘고 통통 튀고 늘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여인이었다. 또 그러한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이기도 했다. 1997년 KBS2 '프로포즈', 1998년 SBS '미스터 Q', MBC '해바라기', 1999년 SBS '토마토' 등을 연속히트 시켰고, '미스터 Q'로는 역대 최연소 SBS 연기대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그가 '흥행퀸'인건 분명했지만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반복되는 캔디형 여주인공에 시청자들도 조금씩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등장한 '요조숙녀' '스마일 어게인' 등의 작품은 크게 흥행하지 못했고, 결혼을 하면서 연기 활동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김희선이 없는 안방극장은 왠지 허전했다. 복귀 요청이 쇄도했고, 그 역시 연기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던 차에 드라마 '신의'를 만났다. 5년 만의 컴백이었다. 젊은 배우 이민호와의 호흡은 무난했다. 한 아이의 엄마라고 믿기 어려운 미모에 모두가 감탄했다. 연기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희열을 느끼기에는 무언가가 부족했다.김희선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칼을 갈았다. 연기자로서 변화와 모험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그는 강수를 뒀다. '참 좋은 시절'의 차해원은 우리가 생각하던 김희선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역할이었다. 주위에서 우려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극중 차해원은 무너진 집안을 위해 발로 뛰는 억척녀였다. 복수를 꿈꾸는 강단 있는 여자, 첫사랑 강동석(이서진 분)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하지만 그 과정도 매우 힘이 들었다. 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시청자들은 김희선 덕분에 울고 웃으며 드라마에 집중했다.가슴 절절한 눈물은 물론 웃음을 선사하는 능청스러움과 남자 못지않은 화통한 성격까지, 김희선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해 사랑스러운 차해원을 탄생시켰다. 남편을 챙기고 가족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모습 또한 감동을 선사했다. 실제로도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그이기에 더욱 연기에 대한 신뢰도 높았다.'참 좋은 시절'은 지난 10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김희선은 이 작품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명불허전 '드라마퀸'을 입증한 김희선이 또 어떤 모습으로 대중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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