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의평사리日記]태풍 타고 놀기

나크리라고 하는 녀석은 꼬리가 길고성격도 약간 있는 놈이지만잘만 다루면 제법 쓸모 있어 보인다구재봉에서 녀석을 꼬드겨 등에 올라탔다녀석의 갈기 머리를 잡고 엉덩이를 탁 치니하늘을 향해 비상하는데삽시간에 건너편 형제봉이 내 발아래에 있다구름은 녀석이 지나간 자리답게갈기갈기 찢어져 버리고활강하는 자세로 섬진강을미끄러지듯 내려앉다가도삽시간에 물을 차고 치솟아 오르니 천왕봉이다천왕봉에서 촛대봉, 벽소령,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다시 활강하여 평사리 백사장에녀석을 안착시키니 모래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솟아오른다녀석은 나를 평사리 백사장에내동댕이 쳐버리고 빗속에 나는 혼자 누웠다태풍이 올 때면 때론 녀석들을 꼬드겨 등 위에 타고 놀아 볼 일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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