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월례조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5일 월례조회에서 경기도청 실국이나 과별로 '카톡(카카오톡)방'을 만들어 직원들간 소통을 했으면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 게시판에는 이틀새 1000여명 이상이 '카톡방 개설, 소통 아닌 고통이다'를 다녀갔다. 댓글도 20여개를 훌쩍 넘어섰고, 대부분은 카톡방 개설에 대해 걱정과 반대하는 내용이다.노조원 A씨는 "월례조회 때 지사님께서 소통을 강조하면서 국별로 또는 과별로 카톡이나 밴드를 이용해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소통을 하도록 강조했다"며 "IT(정보기술) 기업도 아닌 공공조직에서 단체 채팅방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할 만큼 시간을 다투는 업무를 다루는 부서가 어디 있을까요"라며 카톡방 개설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카톡방 부작용이 뉴스에 나올 만큼 심각하다"며 "부작용을 말씀드리면 직장내 단체채팅방은 사생활과 직장생활이 분리가 안되고, 게다가 메시지 옆에 뜨는 '숫자' 수신확인 표시 때문에 밑에 직원들은 더 괴롭고, 특히 주말이나 휴일 등 업무시간 외의 시간까지 단체채팅방이 열리면서 일종의 '족쇄'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원 B씨는 "(카톡방 개설로)2G폰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리미리 주문하자"고 꼬집었다. 2G폰은 카톡이 안된다. 노조원 C씨는 "휴대폰으로 문자 보낼 때는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보내세요라고 하는데 진정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하실려고 하는 건지 쬐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노조원 D씨는 "업무외 시간에는 긴장을 좀 풀고 마음 편하게 푹 쉬어야 하는데,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며 카톡방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노조원 E씨는 "카톡이나 밴드를 왜 만드나요. 그것은 지인들끼리 공유하고자 하는 내용의 나눔의 장터입니다. 업무의 나눔이 아니라는 얘기죠. 직장밴드를 만든다면, 또하나의 일거리가 생길 것이고, 관리해야 될 대상이 되겠죠"라며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노조원 F씨는 "언제 어디서나 신속한 의사결정과 빠른 정보전달에는 이만한 게 없지요. 그 만큼 업무시간과 공간의 구분도 모호해지는게 사실입니다. 특정 사설 서비스의 가입 및 사용이 강제되기도 하구요. SNS의 특성상 경우에 따라 사적인 부분이 매우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봐야 한다고 생각됩니다"라며 카톡방 역기능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남 지사는 이날 월례조회에서 "부지사, 실장 등과 함께 카톡방을 개설해 활용하고 있다"며 "미국 출장 중에도 카톡방을 통해 현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카톡방 개설이)같이 모이는 것 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저는 과나 실국별로 카톡방을 만들어 소통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톡방을 활용하면)의사결정이 빨라지고, 행정의 프로세스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현재 도청 내 카톡방을 개설한 부서는 창조행정담당관실, 다문화가족과, 자치행정과, 기업지원2과, 공원녹지과, 세정과, 홍보담당관실, 환경안전관리과, 예산담당관실, 신도시개발과, 도시정책과, 문화산업과, 농업정책과, 무한돌봄센터, 정보기획담당관실, 보건정책과, 노인복지과 등이다. 문화체육관광국은 단체 밴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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