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추진돼온 북한 천주교 인사들의 남측 방문이 무산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6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가톨릭교협회 측은 지난 7월말 우리 측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앞으로 "지금 서울에 나가기에는 생각이 많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생각이 많다'는 말은 예를 갖춰 거절한다는 북한식 표현으로 알려졌다.북측은 남측 방문이 어려운 이유로 5·24조치와 8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을 이유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우리 카톨릭계는 지난 5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 천주교 인사들을 만나 오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이와 관련,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천주교 인사를 보내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천주교가 중국과 북한을 거쳐 남한에 유입된 만큼 북한 지역에는 여전히 교인들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그러나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선전을 해왔지만 남한에서 말하는 종교와 종교인, 종교의 자유는 없다"고 단언했다.만약 북한의 '천주교인'이라는 사람들이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집전했다가 미사의 절차나 성서의 내용 등을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북한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고 따라서 한미군사훈련을 핑계로 삼아 아예 화근을 없앤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이 고위 관계자는 또 "남북한 천주교인들이 모여 미사를 할 경우 북한이 아니라 남한 정부가 남북화해를 추구하는 모양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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