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재학생 세 명이 '여성 군대 의무화'를 위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서울대에 재학 중인 여학생 세 명이 30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여성 군복무 의무화'를 위한 피켓시위를 벌였다. 서울대 학생들은 현재 이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전날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고민은성공을'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여학생이 "내일 행정관 앞에서 여성 군복무 의무화를 제안하는 시위를 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이 학생은 해당 글에서 "내일은 일단 시위에 대한 실질적인 의지를 보이는 차원이 될 것"이라며 "차후에 서명운동부터 대규모 시위 등으로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글은 순식간에 조회수가 5000이 넘어가는 등 학내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이날 현장에는 총 세 명의 여학생이 나와 있었다. 이들은 "남성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위헌입니다. 진정한 평등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도 할수있다. 군복무 이행하고 당당해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오후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약 세 시간 가량 시위를 벌였다.스누라이프에 글을 올리며 처음 시위를 제안한 한 학생은 "강원 고성의 육군 전방초소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군대 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며 "그러나 항상 논의의 결말은 '그러니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식의 여성 혐오 발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의 본질은 남성만 군대에 가고 여성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렇게 여성 군대 의무화를 주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옆에서 함께 시위를 하던 서울대 농생대 재학생 홍모씨는 "여자에게도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며 "남자와 똑같은 군 생활을 할 수는 없겠지만 행정업무 등은 더욱 잘 할 수 있다. 남성만 군대에 가는 것은 남녀차별이다"고 주장했다.인터넷 게시판에서 글을 보고 시위에 참가하게 됐다는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최모씨는 "여성이 군대에 가면 구타나 가혹행위 등 군대 부조리 문제가 상당수 해결될 것"이라며 "남자가 여자에게, 여자가 남자에게 심한 폭언과 욕설을 못하는 것처럼 여성이 군대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다수의 서울대 학생들이 이들에 지지를 표명했지만, 여성의 군대 의무화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생도 있었다.스누라이프에서 아이디 'hoya*'를 사용하는 한 학생은 "징병제와 군대 문화의 피해자로서 군대 문제는 군필 남성들에게 가장 먼저 도전받아야 한다"며 "여성이 군대를 안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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