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권준혁 교수팀(사진 오른쪽)이 복강경 간 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간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복강경 수술이 국내 한 의료기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앞으로 이 수술법이 보편적 방법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식외과 권준혁 교수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간이식주간(Liver week) 학술대회에서 그동안 진행한 간 기증자 복강경 수술법의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간이식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복강경 수술은 2010년 국내에 소개됐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술기 탓에 각급 병원의 이식 프로그램에 정식으로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권준혁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간이식 기증자 복강경의 새 가능성을 전했다. 권준혁 교수팀이 지난해 5월 첫 수술을 한 이후 지금까지 복강경으로 수술한 간이식 기증자 21명의 경우 퇴원일이 수술 후 7일 전후로, 개복술에 비해 3~4일 정도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에다 5mm에서 12mm 크기의 구멍을 뚫고, 간 주변부의 손상 없이 간을 절제해 꺼내는 복잡한 방법을 감수한 결과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진통제량 또한 개복술에 비해 50% 줄어들었다. 특히 개복술이 배에 커다란 흉터를 남기는 데 반해 복강경 수술은 작은 흉터만 남아 기증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바는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권준혁 교수는 “친인척간 기증이 많은 간이식 수술에서 환자나 기증자 모두 개복술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복강경 수술은 이러한 환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간의 모양이나 환자상태에 따라 복강경 수술 대상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권 교수는 “환자가 가져갈 이점에도 복강경을 이용한 우측 간 절제술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전 세계적으로 열 명 내외뿐”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살려 복강경 간 절제술을 안전하고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보편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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