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증가→부채축소→조달여건 개선 선순환 통합 후 최초로 글로벌채권 성공적 발행[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지난해 11월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내년 부터 전체 채권규모는 동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 사장의 전격적 선언에 대해 당시 시장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정부의 주요 정책사업을 담당함에 따라 꾸준히 금융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LH가 과연 현실적으로 차입금 규모를 동결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에서다. 내부 직원들조차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 사장의 약속이 현실화되고 있다. 1일 LH에 따르면 4월말 현재 LH 금융부채는 2013년 말의 105조7000억원과 비교해 약 3조6000억원이 감소한 102조1000억원이다. 동결수준이 아니라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금융부채는 지난해와 비교해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 확실시된다. LH가 단기간에 이처럼 놀라운 부채감축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판매목표관리제 등 전사적인 재고자산 총력 판매 때문이다. 1·4분기까지 토지·주택판매는 계획 대비 169%인 4조1000억원, 대금회수는 계획 대비 193%인 3조70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84%, 대금회수는 26% 증가한 수치다. 자체자금 회수 증대는 채권발행 등 외부조달 축소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LH는 작년 4월말까지 4조4000억원을 채권으로 조달했으나 올해는 전년 대비 3분의2 수준인 2조8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런 부채감소와 차입규모 축소는 채권발행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LH가 지난달 29일 통합 이후 최초로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발행에는 전 세계에서 약 2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들어와 LH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LH 관계자는 "러시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등 어려운 금융시장 여건에서 성공적으로 채권발행을 마칠 수 있던 것도 이러한 사채동결 선언과 금융부채 축소 추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자의사 결정이 매우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 중앙은행, 국제금융기구 등 공공부문에서 전체 발행액의 약 23%를 인수한 것은 향후 국내외 채권발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발행금리 측면에서도 동일 만기의 국내 채권 대비 0.23% 낮은 수준으로 발행해 실질적인 금융비용 절감을 도모했다는 설명이다.정부는 오는 9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한 중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과도한 부채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질책과 우려의 목소리를 들어 왔던 LH는 부채축소를 통한 선순환 사업구조를 만들어, 공기업 정상화의 선도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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