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조심스러운 '세월호 돕기'

구조작업 끝나기 전 자원봉사·성금 등 자제…CEO들 '홍보와 연관짓지 마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7일째 구조자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온정의 손길 보태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실종자가족이나 유가족들의 상심을 고려해 홍보를 자제하는 등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 그룹은 대규모 성금을 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피해자 구제가 우선인 만큼 발표를 보류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에 최첨단 설비와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단, 구조 작업이 끝나지 않은 만큼 유족 및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책은 아직 내 놓지 않고 있다. 피해자 구제 보다 실종자 구조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은 침몰된 여객선 인양을 위한 해상 크레인을 투입, 사고 현장 인근에서 대기중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사고 첫날부터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의 전문 잠수부 3명을 현장에 투입해 구조작업을 함께 진행중이다. 세월호 인양작업에 플로팅 도크도 투입한다. 해상 플로팅 도크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반잠수식 바지선 형태의 구조물이다. 신세계그룹은 사고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이마트 목포점과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 긴급 구호차량과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희망 밥차를 통해 진도체육관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사고가 수습될때까지 매일 300인분의 도시락과 생필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칠성도 음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피해 가족들을 위해 진도 실내체육관과 안산 단원고등학교 상황실에 생필품을 전달했다. 사고 발생 지역 진도에서 노인복지관을 운영하는 이랜드 그룹은 지난 16일 사고 발생 직후 진도노인복지관 소속 직원들이 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하당노인복지관, 목포이랜드노인복지관 직원들 역시 현재 진도실내체육관에 합류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CJ그룹은 임직원들을 현장에 즉각 투입하는 한편 식자재와 급식차량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평균 20여명의 각 계열사 임직원들을 교대로 투입하고 있으며 CJ헬스케어를 통해 의료지원에도 나섰다. 식염수와 수액제 등을 현장에 긴급 지원했으며 진통제와 감기약 등 상비약도 의료소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SK그룹은 사고 직후 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10명을 현장에 급파하고 구조자와 가족들을 위한 생필품들을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고 발생 직후 이동기지국 차량 2대를 보내 이동기지국을 설치했으며 휴대폰 AS센터, 무료충전소, 임대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재난과 관련한 온정의 손길이 자칫 기업 홍보로 비춰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각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지원을 자사 홍보와 관련짓지 말라고 특명을 내린 상황이다. 각 그룹이 이번 사고로 인한 유가족들과 부상자들을 위한 성금을 검토하고 나섰지만 우선 구조가 먼저라는 판단에 따라 발표 시기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사회봉사단 관계자는 "실종자가 남아 있고 구조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지원책을 내 놓을 경우 자칫 오해를 살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선 구조 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한편 사고가 수습된 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 역시 "우선 실종자들의 구조가 최우선"이라며 "구조 작업이 끝난 뒤 기업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은 모두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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