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도 '10대 긴급 가이드라인' 발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기자협회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재난보도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재난보도가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속보경쟁, 부정확하고 자극적인 내용전달 등으로 2차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과 지적을 받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이하 협회)는 21일 협회 회장단과 분과위원장, 시도협회장, 각 사 지회장들의 의견을 모아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재난보도 '10대 긴급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더욱이 부적절한 언론 보도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하게 확산, 희생자 가족과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재난보도 준칙도 마련할 계획이다. 협회가 이날 제시한 긴급 가이드라인은 ▲세월호 참사 보도는 신속함에 앞서 무엇보다 정확해야 한다 ▲피해 관련 통계나 명단 등은 반드시 재난구조기관의 공식 발표에 따라 보도한다 ▲진도실내체육관, 팽목항, 고려대 안산병원 등 주요 현장에서 취재와 인터뷰는 신중해야 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 보도한다 ▲생존 학생이나 아동에 대한 취재는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 ▲언론은 보도된 내용이 오보로 드러나면 신속히 정정보도를 하고 사과해야 한다 ▲언론은 자극적 영상이나 무분별한 사진, 선정적 어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은 불확실한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도를 통해 유언비어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 ▲영상취재는 구조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공포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근접취재 장면의 보도는 가급적 삼간다 ▲기자는 개인적인 감정이 반영된 즉흥적인 보도나 논평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제시하도록 노력한다 등 10가지 항목이다. 박종률 회장은 "한국 언론이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일련의 취재 보도 과정에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며 신뢰를 잃는 오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며 "온 국민이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생존을 기원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지금 우리 언론은 무한 책임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재난보도 '10대 긴급 가이드라인'에 이어 BBC의 '프로듀서 가이드라인'과 같은 재난보도 준칙을 제정할 방침이다. 재난보도 준칙은 우선 관련 정부 부처, 재난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 공청회와 세미나 등을 거쳐 마련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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