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신경림이 뭉쳤다 '용태 兄, 힘내세요'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신경림 시인, 구중서 문학평론가 등 문화예술계 명사(名士) 46명이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책을 펴냈다. 문화ㆍ예술계를 막론하고 이들을 의기투합하게 만든 이는 '민중 미술의 일꾼'으로 불리는 김용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전 이사장(68). 지난해 여름, 간암 판정을 받은 김 전 이사장이 1년 시한부를 선고받자 지인들이 부랴부랴 '김용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용사모)를 꾸리고 그를 기리는 책 출간에 나선 것이다.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바로 '산포도 사랑, 용태 형(현실문화)'이다. 제호에서 암시하듯이 이 책은 문화예술인들이 기억하는 '용태 형'과 얽힌 일화, 여정을 담은 책이다. 책 제목에 '산포도 사랑'이 들어간 것은 그가 생전 즐겨 부르던 노래가 바로 '산포도 처녀'였기 때문이다.용사모는 당초 김 전 이사장과의 구술 인터뷰를 책으로 엮어 낼 예정이었으나 그의 건강 상태가 여의치 않자 유홍준 교수가 "글을 나눠서 쓰자"고 제안했다. 유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책 작업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 중에는 김윤수, 신경림, 염무웅 등 글을 늦게 주기로 유명한 글쟁이들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원고료도 받지 않고 원고 청탁을 한 지 2주 만에 글을 보내왔다. 강요배, 권순철, 김인순, 김정헌, 민정기, 신학철, 임옥상 등 '용태 형'을 기억하는 작가들도 흔쾌히 작품을 내놨다.용사모는 26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책 출판기념회와 함께 '함께 가는 길'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전시회에 나온 작품 중 35점을 골라 오는 30일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사랑의 힘'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김 전 이사장의 치료비 등에 쓰일 예정이다.용사모의 주인공인 김용태 전 이사장은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선봉에 섰던 미술동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인이다. 이후 민족미술협의회 초대 사무국장, 민예총 초대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백기완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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