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다시 중국이 경기 둔화 우려에 1950선대로 떨어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출렁거리는 모습이다. 중국이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지만 둔화되는 지표는 지속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일목균형상 음운의 상단부이자 코스피120일선이기도 한 1980선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 추세의 지지선인 코스피20일선이 위치한 1950선까지 하락했다. 전일(10일) 증시 하락의 표면적인 원인은 9일 발표된 중국의 2월 수출 부진(전년 동기 대비 -18.1%, 예상치 +7.5%)으로 인한 중국 성장 위험 재부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중단 시사 등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감 증폭 등 대외적인 증시 환경 요인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하락 요인은 춘절(春節·설)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위장 수출이라는 통계적 오차로 인한 일시적인 중국 수출 부진보다는 2월 중국 생산자물가의 하락(전년 동기 대비 -0.2%) 지속이 시사하는 중국내 과잉 재고로 인한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 악화와 오는 13일 선물옵션동시만기를 앞둔 시점에서의 외국인 대량 선물 순매도와 시장베이시스 악화에 따른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 출회다. 때마침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또 한번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실적 가이던스 전망이 전해지면서 암묵적으로 소재, 산업재섹터를 중심으로 실적 트라우마 재현 분위기가 조성됐다. 2012년 이후 여러 분기 동안 국내 증시의 아킬레스건이 실적 부진에 대한 트라우마 현상의 반복이었다는 점에서 중국 생산자물가 하락 지속은 또 한번 소재 및 산업재 등에 대한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증시 반등이 분기 실적 발표 종료 이후 이익 수정 비율의 반등 조짐과 어닝 쇼크 정점 통과 이후 주당순이익(EPS) 하향 기업수 급감 등과 같은 실적 트라우마 탈피 기대를 반영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 물가 하락 등을 기점으로 한 실적 트라우마 재현은 결코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속되고 있는 EPS 하락과 함께 직전 고점 수준까지 높아진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 부담이 증시 전면에 재부각될 경우 비록 새로운 악재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 수출 지표가 전망치를 큰폭으로 하회하는 수준을 기록하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10일 1%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 지표가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경착륙으로까지 확산될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 부진의 중심에 홍콩의 기저효과가 있었고 중국 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수출이 부진했던 원인은 홍콩과 미국으로의 수출 감소다. 홍콩의 경우 2013년 환 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으로 수출이 급증해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한파로 인한 제조업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기저효과에 따른 홍콩의 수출 급감은 4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2013년 3월 중국의 대 홍콩 수출 증가율은 2012년 대비 92.9%에 육박했다. 그러나 경기 경착륙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경제지표가 한파의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중국 수출에 반영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지표 부진이 지속될 경우 중국 정부가 부양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 약세도 중국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 전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 부담으로 하락 마감했다. 중국 2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1%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경고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수급 불안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졌다. 중국 수출지표가 전년 동월 대비 급감한 데 이어 일본 경제성장률도 부진하게 나와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중국 2월 지표는 춘절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고 최근 중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존재해 우려는 제한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미국 측에서 제안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거부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상승을 견인할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오는 18~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소극적 대응이 예상된다. 외국인 매수와 투신권 매도 속에 제한적 상승을 염두에 둔 박스권내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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