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결제중개 웰넷 성업…외국인 투자자 지분 확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세계 주요 인터넷소매 사이트의 결제 방식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바일이 추가되면서 진화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고객이 편의점에 가서 현금으로 대금을 치르는, 얼핏 불편해 보이는 특이한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 거래에서 신용카드를 덜 쓰고 현금을 주고받는 비율이 높은 환경에서 생겨나 발달한 결제시스템이다. 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이 '전자상거래 편의점 결제시스템'을 제공하는 도쿄 소재 회사 웰넷이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으로 해외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이 전자상거래 결제 창구로 활용된다. 사진=블룸버그
웰넷 주주 중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20%로 1년 전의 12%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웰넷은 2016년 6월 결산하는 회계연도 영업이익을 20억엔으로 기대한다. 오는 6월 마감하는 회계연도 영업이익 14억엔에 비해 43% 증가한다고 본다. 이번 회계연도에 영업이익 14억엔을 올리면 직전 회기보다 4% 늘리며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는 것이다. 웰넷은 앞으로 2년 동안 영업이익이 연 2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이익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는 전망과 관련해 이 회사 이카이 도시야(猪飼俊哉) 이사는 "현금 결제 수요가 탄탄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카이 이사는 "일본에서는 신용카드 결제를 불신하고 특히 개인정보 절도를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도 좋다. 웰넷은 이번 회계연도 매출이 전기보다 9% 많은 75억엔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19%로 예상하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22%에 달했다. 지난 회계연도 웰넷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기록했고 2016년 6월 결산기 ROE를 1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웰넷 사업은 기존 편의점 네트워크를 엮어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 고정자산이 작고 전체 인원은 지난해 7월 초 현재 74명이다. 부채가 거의 없고 자본금이 6억6778만엔에 불과하다.웰넷은 수익성 좋고 전망이 밝은데도 주가가 지난해 여름까지 정체돼 있었다. 현금과 예금을 쌓아두기만 한 탓이 컸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앞으로 3기 동안 순이익 전부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주가가 치솟아, 현재 8월 대비 80% 높은 수준에서 주식이 거래된다.
웰넷은 라쿠텐(樂天)ㆍ아마존재팬 등 일본 인터넷소매 사이트와 소비자, 편의점과 우체국 사이에서 이 결제 시스템을 운영한다.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면 인터넷소매 사이트에서 웰넷으로부터 받은 식별번호를 보낸다. 구매자는 편의점에 가서 대금을 입금하고 식별번호를 알려주면 해당 결제가 끝난다. 웰넷은 웹 소매상에게서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올리고, 이 중 일부를 편의점에 건넨다. 일본정책투자은행,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 등이 웰넷의 주요 주주다. 웰넷 서비스는 1997년에 시작됐다. 처음에는 상품과 함께 지로용지 비슷한 지불용지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을 웰넷이 창안한 것은 아니다. 일부 대형 통신판매회사가 활용하고 있었다. 웰넷은 이를 전자상거래에 적용했다. 인터넷소매업체 외에 저비용항공사도 웰넷 실적에 날개를 달아줬다. 항공권을 인터넷에서 예약하고 편의점에서 결제하는 여행자가 증가하고 있다. 웰넷의 전자상거래 편의점 결제 시스템은 특히 가정주부와 학생이 자주 이용한다. 일본 주부와 청소년 가운데에는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이 많다. 일본인은 현금을 좋아해<H3>소매거래 38% 현금 결제, 프랑스의 7배 비율</H3>일본은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현금을 좋아한다. 소매 거래의 38%를 현금으로 치른다.프랑스의 현금결제 비중은 7%선으로 일본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마스터카드가 조사한 결과다. 같은 조사에서 영국인은 구매하는 건수의 11%만 현금으로 냈다. 미국인은 20%를 현금으로 결제했다. 중국은 이 비율이 45%로 일본보다 높지만, 중국은 신용카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한 기간이 일본보다 훨씬 짧다. 신용카드는 일본에 1960년 처음 선보였고 현재 3억2000만장이 발급됐다. 성인 한 명당 석 장꼴이다. 일본엔 현금을 대신할 다른 결제 수단도 있다. 계좌이체가 당연히 가능하다. 또 반도체 칩이 내장된 메트로패스는 대중 교통수단 외에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쓸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일본의 현금 선호 현상을 소개하고 그 배경을 분석했다. 소비 결제와 관련해서는 자영업자의 입장과 소비자의 행태로 나눠서 설명했다. 일본에는 영세 자영업자가 많다. 작은 음식점 같은 곳 가운데 상당수는 결제 금액이 적어 신용카드 업체로부터 최저 수수료도 적용받지 못하고 그래서 아예 카드결제 단말기를 갖추지 못한다. 면세점 이하로 소득을 신고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세원이 노출되지 않는 현금을 선호한다. 또 일본 소비자는 현금을 많이 지니고 다닌다. 화폐는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도 한다. 일본의 현금 선호는 경제규모 대비 지폐발행 금액에서도 드러난다. 일본에서 현재 유통되는 지폐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90조엔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20%에 이른다. 국제결제은행(BIS) 집계에 따르면 GDP 대비 유통 지폐 잔액 비율에서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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