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만원짜리 고가제품, 국내에서 잘팔려
마크 제이컵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천재'.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마크 제이컵스(Marc Jacobs)가 프랑스 고가 브랜드 루이뷔통(Louis Vuitton)과 '2014 봄ㆍ여름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결별했다. 마크 제이컵스가 루이뷔통과 인연을 맺은 건 1997년. 그는 16년간 루이뷔통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젊은 감각의 브랜드로 바꾸는데 주력했다. 특히 모노그램 캔버스를 새롭게 변형시킨 제품들은 루이뷔통에 젊음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패션 액세사리외에 여성복과 남성복 라인도 론칭했다. 마크 제이컵스는 "옷이란 예술 작품이 아니라 판매가 돼야 하는 상품"이며 본인을 순수 예술가가 아닌 패션 디자이너라고 말한다. 첫 컬렉션부터 마지막 컬렉션까지, 루이뷔통에서 그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모노뷔램 베르니'부터 '체리 모노그램'까지=마크 제이컵스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변형'이다. 1896년 창시자 루이뷔통의 아들 조르주 뷔통(Georges Vuitton)이 고안한 루이뷔통의 전통 문양인 '모노그램 캔버스'를 예술가들과 협업해 창의적으로 변형시켰다. 첫 작품은 1998년 내놓은 '모노그램 베르니'. 그는 반짝이는 모노그램을 상상하고, 애나멜 가죽에 모노그램 패턴을 새겼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그는 현대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했다. 마크 제이컵스는 영화배우 제인 버킨의 딸인 뼥를로뜨 갱스부르의 가방에서 영감을 얻어 루이뷔통 가방에 페인트칠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2011년 봄ㆍ여름 컬렉션에서 예술가 스티븐 스프라우스와 함께 '그래피티 모노그램' 시리즈를 론칭했다. '그래피티 모노그램'은 모노그램 캔버스 위에 형광색의 페인트로 루이뷔통 로고를 쓴 제품이다. 마크 제이컵스가 디자인한 컬렉션 가운데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을 거둔 라인은 '컬티컬러 모노그램'과 '체리 모노그램'이다. 2003년 봄ㆍ여름 컬렉션인 두 컬렉션은 무라카미 다키시와 함께 진행했다. '멀티 컬러 모노그램'은 검은색과 하얀색 바탕에 꽃, LV로고, 별, 다이어몬드 등 36개의 프린트로 채워졌다. 2005년 봄ㆍ여름 컬렉션인 '체리 모노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그가 디자인한 컬렉션은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에 유희성을 첨가에 20~30대 젊은 층의 사랑을 받았다. 그가 루이뷔통에서 일하기 전과 이후의 매출은 4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NN14'
◆루이뷔통에서의 마지막 가방 'NN14'=마크 제이컵스가 루이뷔통에서 디자인한 마지막 가방인 'NN14'의 콘셉트는 '여성과 변치않는 스타일'. NN14는 1932년 5병의 샴페인을 우아하게 담을 방법을 고민하던 한 샴페인 제조자의 요청에 따라 가스통-루이 뷔통이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루이 뷔통의 아이콘 백인 '노에(Noe)'를 이번 시즌의 정신으로 해석한 가방이다. 마크 제이컵스의 표현에 따르면 'NN14'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원래 디자인보다 더 작고 간결하지만 더욱 '샴페인 가방'에 가깝게 보이는 'NN14'는 한정판으로 국내에 소개된다. 국내에서도 이 가방의 인기는 높다. 가격은 300만~3000만원대로, 총 18가지다. 루이뷔통 관계자는 "예약판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문하면 2,3주 후에 받을 수 있다"면서 "인기 제품은 대기고객이 수십명"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제이컵스는 그동안 자신에게 영감을 준 6명의 여성들에게 'NN14'을 헌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퀴르 뉘앙스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된 NN14. 그가 지젤 번천에게 선물한 이 제품은 가죽이 지닌 세련미가 특징이다. 여기에 앤틱한 느낌이 나도록 수작업된 파티나 효과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강조됐다.
'NN14'
국내에서는 2800만원짜리 'NN14'도 팔렸다. 이 제품은 희귀한 깃털을 사용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인다. 'NN14'의 모든 가방은 수작업으로 땋은 가죽 태슬 잠금장치, 루이뷔통 방식으로 엠보싱 가공한 가죽 손잡이 등으로 디테일을 살려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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