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채권 가격은 여전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채권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디폴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2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오는 6월 만기 우크라이나 국채는 달러당 92.8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또 2023년 만기 우크라이나 국채는 달러당 85.8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나 에콰도르가 디폴트를 선언했던 상황과 판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가 2001년 사상 최대인 950억달러의 채무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했을 당시 아르헨티나 국채 10년물 가격이 달러당 25센트에 거래됐다. 에콰도르도 2008년 디폴트를 선언했을 당시 국채 가격이 달러당 32센트까지 하락했다. 통신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디폴트 위험을 경고하고 우크라이나 올렉산드르 투르치높 대통령 권한대행도 디폴트 직전이라며 위기 상황을 언급했지만 시장은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고 있지않고 있다고 평했다. 정국 혼란으로 투자금은 빠져나가고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고도 8년 만의 최저 수준인 15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금을 외부로부터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베팅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실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올리 렌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등은 최근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디폴트 위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지난해 약속했던 150억달러 차관 지원을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자 서방 국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댄 헤크먼 선임 채권 투자전략가는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투자자들이 생각한다면 우크라이나 국채가 훨씬 더 할인된 가격에 매매될 것"이라며 "미국과 EU가 강력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기 위험이 경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9일 사상 최고인 11.37%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약세를 보이면 현재 9%대로 떨어진 상태다. S&P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단계보다 불과 4계단 높은 CCC로 낮추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올해 매달 5억달러 정도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며 특히 6월에는 10억달러의 채권이 만기를 맞이한다. 우크라이나 임시정부는 향후 2년간 35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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