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주최 라운드테이블 주재...공급망무역,메가지역협정 대응 역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등 12개국의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협상 결과를 보고 그다음에 참가협상을 해도 될 것입니다.”
KIEP주최 다자체제 무역협력 세미나 의장직을 수행한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사진=최우창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 경제 체제하의 무역협조’ 라운드테이블 세미나에서 의장으로서 의장 성명을 도출해 낸 김철수 (73)전 상공부 장관이 한 제언이다. 김 전 장관은 상공부 제1차관보로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그룹의 의장을 맡았고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다. 그는 현재 무역투자연구원 원장, 특허법률 회사인 리인터내셔널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세계은행(WB) 지원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KIEP외에 세계 무역과 투자자유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미국의 코델헐연구소를 비롯,브라질과 싱가포르,남아프리카공화국,방글라데시 등 6개 연구소기관과 12개국 25명의 통상 전문가가 참석했다.이들은 6개 세션에서 지난해 12월 타결된 무역원화를 골자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라운드 ‘발리 패키지’의 성과를 재조명하고 이행방안을 논의했으며 국제 통상분야에서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글로벌 공급망 통합방안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WTO 활성화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 전 장관은 14일 의장성명 채택후 롯데호텔 VIP라운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않으면 협상 참가국 12개국이 만드는 무역규범과 시장개방체제에서 제외되는 만큼 우리가 곤란해진다”면서 “한국은 미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했지만 일본과는 하지 않았는데 TPP참여를 통해 FTA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지난해 11월 29일 TPP의 참여 첫 번째 단계인 ‘관심표명’을 선언했으나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새로운 참가국 합류를 위해서는 현재의 협상 당사국들이 합의를 도출한 이후에 논의를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한 게 한국에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압력을 가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김 전 장관은 “언론보도를 보고 그런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다른 협상국들은 반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러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보며 협상과정에서 논의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 전 장관은 이어 "12개국의 협상 결과를 보고 그다음에 참가협상을 해도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김 전 장관은 KEP주최 세미나에 대해 “도하라운드 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그중요성 덕분에 주목받는 새로운 이슈,예를 들어 공급망 무역과 통상협정체제의 변화 등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한 국가에서 생산된 상품이 다른 국가에서 가공되고 다시 제 3국으로 이동하는 형태의 국제 공급망 영역 안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양이 기하급수로 증가했고 각각의 공급망이 국경을 초월한 상품의 이동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물류유통망의 구축을 필요로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그는 설명했다.이들은 또 미국 주도의 TPP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 주도의 역내동반자협정(RCEP),미국과 유럽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이른바 메가 지역협상(RTAS)의 확산 등 통상협정 체계 메커지니즘의 변화로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 개발도상국의 입지가 약화되고 다자무역기능 원활화를 통한 최혜국대우를 달성하려는 WTO기능도 약화될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김 전 장관은 “WTO 160개 회원이 모두 모여서 합의를 보기란 대단히 어렵다“면서 ”따라서 일부 구가들이 특정 무역이슈에 대해 복수국가 간 무역협정을 체결하면 이를 WTO 협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가 TPP를 반대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전 장과는 “TPP가 새로운 무역규범을 만들고 이를 WTO 규범으로 만든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지역무역협정은 WTO에 선행하는 무역규범을 만드는 것인 만큼 나름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제9차 WTO 회의에서 발리패키지 타결을 보기 전까지 WTO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특히 미국과 EU 등 선진국은 지역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WTO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WTO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을 하는 한국이 역할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세미나의 첫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도 이런 의미에서라고 설명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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