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싱가포르 하늘을 날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싱가포르=국방부 공동취재단]11일 싱가포르 에어쇼 개막식이 열린 창이공항 상공. 에어쇼 시작과 함께 우리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T-50)기가 8대가 일사불란하게 관객석으로 날아오더니 신호에 맞춰 각 방향으로 퍼졌다. 항공기가 지나간 하늘엔 빨갛고 파란 연기로 줄이 생겼다. 항공기 두대가 아슬아슬하게 빗겨가는 ‘교차 기동’, 편대 사이를 한대가 뚤고 지나가는 ‘거위 기동’ 등 화려한 모습에 수천명의 관객들이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어 블랙이글 항공기들은 1m 가량의 간격을 두고 쐐기 모양으로 정렬했다. 1번기를 중심으로 빙글 빙글 돌아가며 마치 항공기 한 대처럼 움직이는 ‘롤(roll)’ 기동을 펼쳤다. 블랙이글 기들은 싱가포르 창공에 태극 무늬와 하트를 그리면서 관객들의 혼을 빼놓았다. 대학생 마웬 청(22·여) 씨는 “블랙이글 팀의 공연은 8대가 한몸처럼 움직이니 화려하고 단연 아름답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어쇼는 아시아지역 최대 에어쇼로 프랑스 파리, 영국 판보로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힌다. 국산초음속항공기 8대 편대로 구성된 블랙이글 팀은 2012년 영국 와딩턴에어쇼와 판보로에어쇼에 참가해 최우수디스플레이상, 인기상을 휩쓴 인기 팀이다. 조종사의 실력과 공연의 아름다움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상업적 성격이 강한 이번 에어쇼에서 주최측이 블랙이글팀을 초청, 개막 공연을 맡긴 것도 이 때문이다. 블랙이글 팀은 16일까지 네차례 비행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에어쇼에는 주력 기종인 F-16으로 참가한 싱가포르 블랙나이트 팀 외에 미군의 특수 수송 항공기 MV-22B 오스프리, 러시아 YAK-130도 곡예비행을 펼쳤다. 특히 인도네시아 공군의 주피터팀(6기)도 참가, 국산항공기 KT-1 6기을 사용해 편대 공연을 했다. 블랙이글팀 1번기 조종사이자 팀 리더인 김용민 소령은 “우리 공군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역사적인 순간에 있다는 게 감격스럽다”며 “관객들의 마음속에 대한민국과 블랙이글을 각인시키고 임무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이글팀은 항공기를 분해해 운송했던 2012년 영국 에어쇼와는 달리 이번 에어쇼를 위해 T-50 9대를 몰고 직접 싱가포르로 향했다. 모기지인 원주를 출발, 제주와 대만, 필리핀, 브루나이를 거쳐 에어쇼 현장까지 비행거리만 약 5389km에 달한다. 이번 에어쇼는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는 T-50의 우수성을 알릴 기회이자 민관군이 합심해 국산항공기 수출 가능성을 타진할 비즈니스의 장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12년에 이어 격년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세계 900여개 항공관련 업체와 70여개 군 관계자가 참석, 항공 무기 전시회와 비즈니스 상담을 벌였다. KAI도 대거 30여명의 출장단을 꾸려 전시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한국형 차기전투기 사업(KF-X), 수리온 헬기, 항공유지보수(MRO) 등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수주하고 수주 활동을 했다. 한편, 성일환 공군참모총장, 이용걸 방위사업 청장, 하성용 KAI사장은 13일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개최하는 T-50 인도식 행사에 참석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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