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길 '카풀' 이용해 보니‥ '一石三鳥'

설 연휴, 평소대비 40% 급증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서울에 사는 직장인인 김진규씨(31)는 이번 설 연휴 처음으로 카풀을 이용해 귀성길에 올랐다. 늘 KTX를 이용했지만 일정이 꼬여 올해는 좌석을 구하지 못한 것이다. 김씨는 "낯선 사람들과 같이 간단 생각에 조금 어색했지만 카풀러(카풀을 하는 사람들)끼리 수다를 떨다보니 고향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김씨처럼 귀성·귀경길에 카풀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 수 2만명의 카풀 중개 사이트 티클(www.tikle.co.kr) 박성환 대표는 "하루 100여건이던 등록대수가 1월에는 하루 140여건에 이른다"며 "그중 대부분이 설 연휴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사이트에는 "30일 출발하고 1일 돌아옵니다. 같이 가실 분 연락주세요" 같이 설 귀성·귀경길에 차량을 공유하려는 이용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차를 빌려 타는 이용자들은 대중교통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교통편을 구할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KTX 일반석 5만3300원, 우등 고속버스 3만4200원인 '서울→부산'구간의 경우 카풀을 이용하면 2만~2만5000원에 갈 수 있다. 자신이 원할 때 휴게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운전자에게도 카풀은 실용적이다. 무엇보다 유류비 절감이다. 카풀 이용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유류비를 분할 계산해 결정된다. 올 설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카풀을 모집한 조정제씨(42)는 "이용객 3명에게 2만5000원씩 받으면 부산까지 기름 값 6만원을 아끼고도 통행료가 남는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도 카풀 하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버스전용차로를 눈치 보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조씨의 차는 9인승 트라제인데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려면 6명이상 탑승해야한다. 조씨의 네 식구만으로는 이용할 수 없었다. 조씨는 명절마다 동향으로 가는 카풀러들을 구해 버스전용차로를 달리고 있다.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카풀 운전자들은 "운전하는 내내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카풀 경력 5년째로 올 설에도 서울에서 김해까지 가는 카풀을 모집하던 권영옥씨(35)는 "정체할 땐 졸리기 쉬운데 사람들하고 얘기하면 졸음도 덜하고 심심하지 않다"고 말했다.카풀을 구할 땐 사고에 대비해 꼼꼼한 준비도 필요하다. 먼저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험 상품마다 동승자에 대한 보상조건을 다르게 걸고 있어 일단 사고가 나면 보험사와 복잡한 손해사정을 해야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사용자가 운전자의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개개인의 주의를 당부했다.모르는 사람과 오랜 시간 차량을 탑승하는 만큼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카풀 중개 사이트는 회원의 학교나 직장 등 소속을 확인하기도 하고 여성끼리의 카풀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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