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판 암참' 잡음 없는 현지화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기업협의체가 구성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ㆍ암참)와 같은 이익단체를 만든다는 것이다. 명칭은 '한국상공회의소(KOCHAMㆍ코참)'이며 해외진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통상현안 자료 발간, 현지 네트워크 구축, 사회공헌활동 등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이 같은 방안을 보고했다. 우리나라 교역 규모나 기업의 해외진출을 볼 때 필요한 조직인데 뒤늦은 감이 있다. 암참은 세계 102개국에 115개, 일본상공회의소는 47개국에 81개가 조직돼 운영 중이다. 1953년에 설립된 암참코리아는 지난해 환갑 잔치를 했다.  코참 설립을 추진하는 데 암참코리아의 운영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한국에 진출한 900여개 미국 기업의 임직원 1800여명이 회원인 암참은 한국 정부에 경영ㆍ통상 규제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미국 의회에 한국 시장환경을 알리며 필요한 조치를 건의한다. 동시에 장학사업 등 한국 내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갖는 등 미국 기업의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쓴다. 보도자료를 영문과 한글로 함께 제공하며, 첫 한국계 회장인 제임스 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를 홈페이지에 '김 제임스'로 소개할 정도로 현지화에 철저하다.  추진 과정에서 유의할 점도 있다. 무엇보다 코참 설립을 둘러싸고 주도권이나 자리 다툼이 있어선 안 된다. 상당수 지역에 이미 기업협의회나 한인상회, 지ㆍ상사협의회 등이 설립돼 있어 이들 간 알력이 불거질 수 있다. 학연ㆍ지연으로 얽히는 등 파벌을 조성하거나 잡음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코참이 국내 정치 바람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2009년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재외국민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지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재외국민이 많은 지역의 교민단체에 대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적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민간단체인데 정부가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좋지 않아 보인다. 현지 진출 기업들이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결성하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캄보디아나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임금이나 근로조건 등으로 마찰을 빚지 않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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