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방해 말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해 유상증자를 계획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소속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가 2대 주주인 쉰들러 홀딩 아게(AG)를 규탄하고 나섰다.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은 조합원 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8일 오전 9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대강당에서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규탄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쉰들러의 부당한 인수합병(M&A) 시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특히 노조는 쉰들러가 지난해 12월1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대해 또다시 '법원에 문제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반발했다.쉰들러는 2011년 이래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이사회의사록 열람, 회계장부 열람, 신주발행금지 5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장부 열람 사건은 모두 세 차례나 기각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3월에 제기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에서도 법원은 유상증자의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권순평 노조위원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은 쉰들러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 등 부당한 인수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조는 그간 다국적 승강기 제조사들이 국내 업체를 인수해 시장을 확보한 뒤 국내 연구개발(R&D) 시설을 없애고 생산공장을 폐쇄해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다는 점에서 쉰들러 측의 인수 의도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권 위원장은 "쉰들러는 2003년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한 뒤 R&D 기능을 축소하고 생산 공장을 물류 창고로 전환해 시장 점유율 5%대의 회사를 2%대로 추락시킨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쉰들러가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현대엘리베이터를 집어삼킬 경우 국내 승강기 시장과 원천 기술은 모두 잠식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연간 3조원, 세계 3위 규모인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 남아있는 유일한 토종 승강기 대기업이다. 다국적 승강기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7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 권 위원장은 "우리 조합원은 향후 쉰들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당한 시도가 계속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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