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철의 골프장 이야기] '골프장에서 스노모빌을?'

해마다 겨울철이면 골프장 시설 활용이 끝없는 이슈로 등장한다. 한국의 경우 한파와 폭설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골프장은 장기간 휴장을 피할 수 없고, 그나마 영업을 해도 입장객 수가 크게 줄어 운영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영업을 하는 쪽이 손해인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는 실제 폭설로 동계휴장이 길어져 전년 동기 대비 50%이상 수익이 감소되는 등 골프장들의 손실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하지만 동계 영업을 중단하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골프장 영업의 연속성을 비롯해 고객 관리, 인력운용 등의 측면에서 무조건 문을 닫는 게 능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동계 휴장시 골프장 시설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일본 토치기현에 있는 PGM그룹 키누가와고원골프장이 좋은 사례다. 해발 1200m에 자리 잡아 장기간 동계후장을 피할 수 없는 곳이다. 더구나 이 골프장에는 숙박시설까지 있어 휴장 시에는 손실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연구 결과 그래서 스노모빌과 크로스컨트리, 개썰매 등의 동계스포츠를 접목시키는 방안이 마련됐다. 익숙하기는 해도 실제로 접해볼 기회가 적은 종목인데다가 눈 덮인 넓은 골프장의 시설을 활용하기에 적합했다. 이 가운데 시속 80km로 설원을 질주하는 스노모빌이 가장 인기가 많다. 스노모빌은 전문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골프장 직원으로부터 몇 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곧바로 체험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골프장 측은 일정시간 교육을 받으면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게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참여를 확대했다. 크로스컨트리와 개썰매는 단순한 골프장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 대회로 발전시켜 커뮤니티협력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대 레저스포츠는 '가족'이라는 요소가 아주 중요하다. 골프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색적인 이벤트들은 영업의 연속성이나 신규고객 유치, 이미지 상승, 수익성 창출 등 모든 면에서 바람직하다. "골프장에서 하는 일이 아니다. 해본 적이 없어 안 될 것 같다"라는 딱딱한 마인드부터 바꿔야한다. 수많은 레저스포트가 탄생하며 젊은이들에게는 많은 선택이 가능한 시대다. 골프장들도 다양한 고민과 시도로 시설 활성화는 물론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PGM(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 한국지사대표 hhwang@pacificgolf.co.jp<ⓒ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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