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시간제일자리 채용박람회 열려
[아시아경제 이광호ㆍ박민규 기자] 26일 오전 영하권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는 인재를 찾는 기업들과 삶의 터전이 될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교생들부터 대학생과 40∼50대 중장년, 60∼70대 노인들까지 나이, 출신, 성별을 막론하고 구직 희망자들로 박람회장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는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10개 그룹(삼성·CJ·롯데·신세계·LG·한진·신한은행·한화·SK·GS 등) 100여명에 달하는 인사담당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부스를 꾸미며 구직자 맞이에 나섰다. 이날 삼성 부스는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듯 수많은 구직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삼성은 올해 6000명의 시간제 구직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2700명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700명, 삼성중공업 400명, 삼성물산 400명, 삼성엔지니어링 400명, 삼성생명 300명 등이며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업무 능력과 성실한 자세 등의 기본 자질을 갖추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필요한 구직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부스에서 만난 윤미자(56) 주부는 "우리 같은 장년층은 돈보다도 일할 수 있는 자리 마련이 필요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새정부 고용정책이 중장년층에게 희망의 빛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의 열기도 뜨거웠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 등을 비롯한 10여개 계열사를 통해 번역·심리상담·간호사·CAD·개발지원·생산지원·사무지원·콜센터 상담직 등 시간제 근로자 50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현장에서 만난 LG그룹 인사담당자는 "직무별로 전산관련 능력을 갖춘 지원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한 지원자, 고객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지원자 등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관련 경력자의 경우 우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미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그룹·신세계그룹·CJ그룹 등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설명은 물론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시간선택제 근무자의 근무 소감 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임병선 신세계그룹 인사팀장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물론 재취업을 희망하는 장년층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규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고용을 보장해 준다. 앞으로도 이들에 대한 고용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피력했다.조수진 CJ그룹 인사담당도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구직자들에게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일을 하면서 가정도 챙길 수 있다는 면에서, 회사 입장에서는 이들의 업무집중도가 높고 우수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청년층은 물론 주부, 은퇴자에게 일할 기회를 갖게 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CJ그룹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11개 계열사에서 홍보, 판매, 마케팅 부문을 포함한 29개 직종에서 509명의 시간선택제 구직자를 채용할 예정이다. 4대 그룹 중 현대차는 참가하지 않았다. 중후장대산업의 경우 업의 특성상 업무 및 기술 숙련도가 중요해 시간제 일자리 도입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강성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의 고용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제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기 쉽지 않고 노조와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노동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 앞에서 정부와 대기업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5년 동안 시간제 93만개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여성노동자와 청년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여성노동자 무시하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 중단하라"고 주장했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산업부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